27일 논란된 인터뷰 영상 삭제한 뒤 서비스
사과나 해명 없어 비판도
매력적인 남성에 흥분? "팬걸" 표현도 논란
배우 윤여정(74)에 무례한 질문을 했다는 지적을 받은 미국 영상 매체가 논란이 인 인터뷰 영상 일부를 결국 27일 삭제했다. 하지만, 별다른 사과나 해명 없이 해당 부분만 영상에서 빼 '사과해야 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엑스트라TV는 유튜브 계정에 올린 윤여정 인터뷰 영상 중, 윤여정이 "나는 개가 아니다, 그의 냄새를 맡지 않았다"고 답한 부분을 이날 삭제해 서비스했다. 리포터가 윤여정에게 "브래드 피트와 무슨 얘기를 했고, 분위기는 어땠나(What did you guys talk about? And what did he smell like?)"라고 물은 게 상황상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빗발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뷰는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 행사장 백스테이지에서 이뤄졌다.
이 인터뷰 질문이 구설에 오른 배경은 이랬다.
"스멜 라이크"란 표현을 유명한 스타(브래드 피트)를 직접 만났을 때 기분이 어땠냐고 물으려 쓴 것으로 보이지만, 연기 경력이 50년을 넘은 한국의 노배우에게 할 질문으로 적절하진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윤여정을 한국에서 온 '신인 배우'로 취급한 꼴로 비쳤기 때문이다.
윤여정은 이날 시상식에서 브래드 피트를 바라보며 "마침내 만나게 됐군요, 피트. 반갑다"면서 "저희가 영화 찍을 땐 어디 계셨죠?"고 말했다. 브래드 피트는 '미나리' 제작사 플랜B 설립자. 영화 투자자라 윤여정이 "반갑다"고 인사한 건데, 이런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리포터는 마치 소녀가 톱스타를 만나 들뜬 것처럼 보고 "분위기는 어땠냐?"고 묻는 것처럼 보인다. 이 매체는 영상 설명에 '윤여정이 브래드 피트에 상을 받고 흥분의 시간을 보냈다'며 팬걸(fangirl)이란 단어를 썼다. 팬걸은 '매력적인 남성에게 흥분하다'는, 시쳇말로 '덕질'이란 뜻이다. 윤여정을 꼭 브래드 피트를 보고 싶어한 소녀팬처럼 봤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영상에서 해당 질문을 받은 윤여정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 뒤 난처한 표정을 짓고 "난 개가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 모습이 영상을 통해 공개되자 유튜브 댓글에 '도대체 무슨 질문이 이러냐' '당황스럽고 멍청한 질문이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일각에선 "스멜 라이크"란 표현을 직역으로 해석, "무슨 냄새가 났냐?"고 받아 들여 공분했다.
'미나리'에선 손자가 순자에게 "할머니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데, 그 연장선에서 "스멜 라이크"를 질문에 활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영상 리포터는 영화 대사를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브래드 피트와 대화를 한 걸 봤으니 질문을 해야겠다"며 논란이 된 질문을 해 무례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미국 연예계에서 브래드 피트의 냄새 관련 루머가 파다해 이런 질문이 나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카데미 행사 관련 국내에선 방송사고도 났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단독으로 생중계했던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현지 기자회견 영상을 내보냈다가 급히 취소했다.
TV조선은 기자회견에 참여한 국내 방송사들에 이날 "현지 기자회견이 풀사 이외에 수신이 불가한데 허락 없이 라이브로 나간 점 송구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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