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사무실 열고 유학생 입국 빗장 풀고
백신 접종 전체 30%, 마스크 규제도 완화
바이든 "백신 맞으면 야외활동 가능해져"
'돌파 감염' 속속 발견... 경계심 풀긴 일러
미국이 ‘코로나 겨울’에서 벗어나려는 조짐이 완연하다. 대통령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만 맞으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비쳤다. 기업들은 사무실 근무 인원을 늘렸고, 유학생 입국 제한을 완화하는 등 움츠렸던 경제활동도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도 사례에서 보듯 방심은 금물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백신을 접종해도 다시 코로나19에 걸리는, 이른바 ‘돌파 감염’이 확인되는 등 마음을 놓기 어려운 변수가 산적해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보면 월가 금융회사들은 감염병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사무실 근무 전환이 신호탄이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이날 7월 초까지 미국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이 순환근무 일정에 따라 사무실에서 일하도록 하는 근무 지침을 발표했다. 씨티그룹도 비슷한 시기에 보다 많은 직원을 오프라인 근무로 돌리기로 했다. 주(州)정부들의 규제 수위도 크게 낮아졌다. 뉴욕주는 내달 15일부터 사무실 수용인원 제한을 현재 정원의 50%에서 75%로 확대키로 했다. 뉴저지주도 다음달 10일부터 결혼식과 장례식 등의 참석 인원 상한을 정원 35%에서 50%로 늘린다. 운영을 멈췄던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 역시 5월부터 산하 8개 시설의 문을 열고 수용 인원의 25% 이내로 관람객을 받을 계획이다.
입국 문턱도 낮아졌다. 미 국무부는 이날 외국인 학생과 특정 학자, 언론인 등에 한해 코로나19를 이유로 발령된 여행제한 조치 적용을 면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봉쇄 장기화로 재정적 타격이 큰 대학들의 어려움을 감안한 조치로 분석된다. 100만명이 넘는 유학생들이 미 경제에 기여하는 규모는 연간 450억달러(50조원)에 이르는데, 온라인 수업으로 대학들의 수입이 대폭 줄었다.
미국사회의 자신감은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날 기준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두 번 다 맞은 국민은 9,67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9.1%, 18세 이상 성인의 37.3%나 된다. 연방정부는 백신 접종을 지렛대 삼아 일상 복귀를 더욱 독려한다는 복안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보다 더 쉬운 일은 없다. 가서 백신을 맞으라. 그러면 마스크 없이 야외에 갈 수 있다”고 국민을 설득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지침을 통해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2주가 지나면 소규모 하이킹이나 자전거 타기, 식당 식사 등을 할 때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호응했다.
다만 경계를 완전히 풀기는 이르다. 백신 접종이 완전한 면역을 담보하지 않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CDC 조사 결과, 화이자ㆍ모더나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후에도 5,80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가뜩이나 이날 인도발(發) 변이까지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최소 18개국에 퍼진 인도 변이는 확실한 불안 요소다. CDC도 이런 우려를 감안, 콘서트, 스포츠 경기 같은 대규모 실외 행사 등에선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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