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손보험 보험손익 2조5,008억 적자
'의료쇼핑' '과잉진료'에 대한 통제 장치 미흡한 탓
'제2의 국민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에 경고등
금감원 "상품구조 개선하고, 비급여 관리 강화"
가입자가 3,500만 명에 육박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 불리는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실손보험의 보험손익이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부 가입자의 ‘의료쇼핑’과 의료기관의 ‘과잉진료’에 대한 통제장치가 미흡한 결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과잉 의료이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품 판매 시 보험회사의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실손보험 사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사들의 보험손익은 2조5,008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손익은 보험료수익에서 발생손해액과 실제사업비를 제외한 수치다. 이 수치가 적자라는 것은 보험사들이 고객들에게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사업비 등이 더 많다는 뜻이다. 실손보험은 금융당국이 실손보험 통계를 별도 관리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상품 종류별로 살펴봐도, 일부 상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이 적자구조를 면치 못했다. 특히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1·2세대 실손보험의 적자규모는 각각 1조2,838억 원과 1조1,1417억 원을 기록했다. 2017년 새로 출시된 3세대 실손보험 역시 자기부담금을 최대 30%까지 늘렸음에도 1,767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에 자기부담금이 30~50%대인 노후 실손과 유병력자 실손의 경우엔 각각 17억 원과 997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실손보험료 인상의 주범인 비급여 규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이후 비급여를 단계적으로 급여화하고 있으나, 비급여 항목이 증가하거나 가격이 인상되면서 ‘급여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비급여 보험금 지급 규모는 7조1,000억 원에 달해 전년(6조6,000억 원) 대비 5,000억 원이 불어났다. 지난해 전체 지급보험금 중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63.7%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이 지속될 수 있도록 상품구조를 개선하고 비급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후 감리를 통해 상품 구조의 이상이 발견될 경우, 판매중지 권고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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