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왕세자, 비전 2030 달성 재원"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국영 원유업체 아람코의 지분 1%를 팔겠다고 밝혔다. 1%라해도 21조원이나 된다. 원유 일변도 국가경제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8일(현지시간) 국영 알아라비야방송 인터뷰에서 “아람코 전체 지분의 1%를 매각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회사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분 매각 상대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에너지 분야의 선구적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중국 등 아시아권 원유업체들을 유력한 매각 파트너로 보고 있다. 두바이 소재 투자은행의 한 전략가는 CNN비즈니스에 “중국은 사우디와의 관계를 심화시킬 기회를 찾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 회사를 1순위 후보로 점찍었다. 오스왈드 클린트 번스타인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아시아 소재 국가의 국영 원유업체가 아람코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사우디 원유를 많이 구매하는 나라들이 아시아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아람코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글로벌 시가총액 2위를 다투는 거대 기업이다. 2019년 12월 사우디 주식시장에 상장했는데, 거래 첫날엔 시가총액 1위 애플을 앞지르기도 했다. 에너지업체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전 세계 원유의 12%를 생산한다. 2019년 예멘 후티 반군이 아람코 생산 시설을 공격해 생산량이 줄어들자, 국제유가가 요동칠 만큼 영향력이 막강하다.
블룸버그통신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공을 들이는 ‘비전 2030’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아람코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전 2030은 원유의존 경제에서 탈피해 국가 수입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무함마드의 구상이다. 아람코 상장도 이 계획 달성을 위한 재원 마련 목적에서 이뤄졌다. 2년 전 상장 당시에도 1.7% 지분을 팔아 294억달러(32조5,100억원)를 조달했다. 사우디 정부는 해당 자금을 관광, 대중문화 등 비석유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통신은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무함마드가 190억달러(21조460억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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