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만 2만여 점?
국보, 보물 등 지정문화재 60건 다 받았지만
나머지 이전 작업은 5월까지 지속될 듯
수장고 포화로 13개 지방박물관 분산 계획
'세기의 기증'이라 불릴 만큼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내놓은 문화재·미술품 규모가 엄청나다 보니 이전하는 데만 족히 한 달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기증받은 문화재 이전 작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박물관은 유족 측으로부터 전적 4,176건, 도자기 2,938건, 서화 783건, 금속 484건, 석제 458건 등 총 2만1,693건을 기증받았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이전 작업을 본격화했고, 지금도 문화재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며 “작업은 5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은 유족 측의 협조로 지난주에 모두 수령했다. 오는 6월 전시를 위해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6월 대표 기증품을 선별해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가제)’을 열 예정이다.
지금으로선 기증받은 문화재를 수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1층짜리 수장고를 2층으로 재설계하는 공사를 지난해 끝내 마침 여유 공간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다만 워낙 양이 많아 일단은 한데 모은 다음, 13개 지방 소재 박물관에 분산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문화재가 제대로 활용되는 게 기부자의 뜻이기도 하고, 석조물의 경우 너무 많아 중앙박물관에 모아 두기보다는 각 지역에 분산시키는 것을 계획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기증 미술품 수령을 모두 끝냈다. 미술관은 한국 현대미술 거장 김환기의 가장 큰 크기의 작품으로 알려진 ‘여인들과 항아리’와 클로드 모네, 살바도르 달리 등 세계적 거장의 대표작을 포함, 총 1,400여 점을 기증받았다. 미술관 관계자는 “기증받은 미술품은 현재 과천관 수장고에 보관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전 작업이 마무리되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이건희 컬렉션'을 위한 별도의 전시 공간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기증한 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들이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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