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강성 당원들의 문자폭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류 친문 의원들은 이를 두둔하는 데에 급급하고 지도부는 아무 대책 없이 좌시하고 있어 문제다. 민주당이 이렇게 강성 당원의 뜻에 휘둘리면서 어떻게 내년 대선에서 유권자 다수의 지지를 얻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조응천 의원은 28일 “문자행동을 할수록 재집권의 꿈은 멀어져 간다”고 지적한 데 이어 29일에도 “(권리당원) 70만 명의 목소리가 (문자폭탄을 보내는) 2,000명에 다 묻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자폭탄을 오히려 “권장할 일”이라고 옹호한 김용민 의원을 겨냥해선 “(강성 당원에 호소하는) 전당대회 성공 방정식”이라고 했다. 앞서 4·7 재·보궐선거 참패 직후 반성문을 낸 2030 초선 의원들에게 비난의 문자폭탄이 쏟아지자 조 의원과 김해영 전 최고위원 등은 지도부가 나서서 초선 의원들을 보호하고 문자폭탄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었다.
그러나 대책을 세워야 할 지도부는 손 놓고 좌시하고 있다. 윤호중 신임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신공격이나 욕설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했을 뿐 문자투표 자체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라며 감쌌다. 당 대표에 출마한 후보들도 누구 하나 이를 통제하겠다는 이가 없다. 친문인 윤건영 의원은 29일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하지 않나”라고 두둔했다. 강성 당원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문자폭탄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통제에 나서야 한다. 윤 의원은 “민주당에는 빨주노초파남보를 넘어 많은 색깔이 있다”고 했지만 문자폭탄이 그 다양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을 부정하는 말이다. 선거 패배의 원인을 토론하는 것조차 가로막히는데 무슨 쇄신이 되겠는가. 다수 시민들은 조국 사태를 언급조차 하지 말라는 압박은 비민주적인 것이며, 강성 지지층을 어쩌지 못하는 민주당이 한심하다고 여긴다. 당원을 넘어 국민의 마음을 보기를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