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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행보 시동 건 유승민, 대구서 “朴 탄핵, 후회 없다”고 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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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행보 시동 건 유승민, 대구서 “朴 탄핵, 후회 없다”고 한 이유는

입력
2021.04.30 22:40
수정
2021.05.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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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기자간담회 참석을 위해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기자간담회 참석을 위해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야권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탄핵이라는 결정에 대해 후회하거나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런 상황이 다시 오더라도 다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에게 ‘대구’는 태어난 고향이자, 내리 4선을 한 지역구이자 박 전 대통령과 관계가 틀어지면서 ‘배신자’ 낙인이 찍힌 곳이다. 또한 보수 텃밭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지지를 얻어야 하는 곳이다. 그런 대구에서 금기어라 할 수 있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정면 거론한 것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탄핵 놓고 우리끼리 싸우면 민주당만 좋아"

유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탄핵은) 밤잠을 못 자며 고민했던 문제”라면서도 “탄핵이라는 법률적이고 정치적인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는 역사적 평가에 맡기면 된다. 이걸 가지고 우리가 칼 겨누고 싸우면 제일 좋아할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정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선에서 21년 정치역정의 끝을 불태워보겠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걸겠다”며 “대선에 제 모든 것을 쏟아 붓고 끝까지 노력해 야권 전체의 단일 후보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 대선에서 수도권과 중도층, 젊은 세대의 표심을 보수 정당이 잡아야 승리할 수 있다”며 “정권교체를 갈망하고 원하시는 국민들을 위해 경쟁력 있는 후보로 나서 위선의 진보정권을 끝내고 대한민국을 구하는 정부를 세우고 싶다”고 했다.

2005년 1월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박근혜 대표가 새로 임명된 (좌로부터) 유승민 대표 비서실장, 김무성 사무총장, 전여옥 대변인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5년 1월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박근혜 대표가 새로 임명된 (좌로부터) 유승민 대표 비서실장, 김무성 사무총장, 전여옥 대변인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친박에서 비박, 그리고 탄핵에 동참하기까지

2000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유 전 의원은 2004년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2005년 10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이었던 그는 당의 요구로 비례대표직을 던지고 대구 동을 재보선에 출마, 노무현 대통령 최측근인 이강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맞붙었다. 이른바 ‘노무현과 박근혜의 대리전’에서 승리하면서 당내 입지를 다졌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 정책메시지 단장을 맡는 등 대표적 친박 인사로 꼽혔지만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된 이후 박 전 대통령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해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를 허구라고 비판하면서 박 전 대통령 눈 밖에 났다.

박근혜 정부의 중점 과제였던 공무원 연금개혁을 성공시켰으나 협상 과정에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한 ‘국회법 개정안’을 수용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완전히 틀어졌다.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 통제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박 전 대통령은 분노했고, 유 전 의원을 겨냥해 ‘배신’을 언급했다. 당시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19대 국회에서 '본회의에서 가결되고도 폐기'된 유일한 법안이 됐다.

5개월 만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그는 2016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4선에 성공했다. 당시 총선에 참패했던 새누리당은 곧바로 그의 복당을 받아들였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016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위해 입장하던 중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달하는 '탄핵찬성 촉구' 꽃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016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위해 입장하던 중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달하는 '탄핵찬성 촉구' 꽃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기개와 품격 지닌 대구의 아들로 기억됐으면"

2016년 11월 ‘최순실 사태’에 따른 탄핵 정국 당시 “법 절차에 따라 탄핵 사유가 발견되면 탄핵 절차에 들어가면 된다”며 ‘선특검, 후탄핵’을 강조한 그는 같은 달 20일, 박영수 특검이 박 전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공소장을 공개하자 탄핵을 언급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9일 그를 비롯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의 동참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찬성 234표, 반대 56표, 무효 7표, 기권 2표였다. 재적 의원 300명 가운데 친박 최경환 의원이 유일하게 투표에 불참했다.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바른미래당에 몸담았던 그는 고향이자 지역구에서 '배신의 정치인'이 됐다. 지난해 자유한국당과 합당을 촉구하며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그는 당시 불출마 선언문에서 "대구가 낡은 보수의 온상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당당하게 개척하는 개혁의 심장이 되길 바랐다"며 "사림(士林)의 피를 이어받아 권력자가 아닌 국민과 나라에 충성하는 기개와 품격을 지닌 대구의 아들로 기억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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