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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의 양심'으로 불린 정치인

입력
2021.05.04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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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프리덤 라이더스와 존 루이스

프리덤 라이더스의 원년 멤버이자 인권운동가 출신의 미 하원 의원 존 루이스. 그는 미국 명예를 아는 드문 정치인이었다. AFP 연합뉴스

프리덤 라이더스의 원년 멤버이자 인권운동가 출신의 미 하원 의원 존 루이스. 그는 미국 명예를 아는 드문 정치인이었다. AFP 연합뉴스

1961년 5월 4일, 미국 워싱턴DC의 청년 13명이 남부 흑백분리의 주들을 관통해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즈까지 가는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탔다. 최소 흑인 한 명은 백인 자리에 앉고 나머지는 흑인, 백인이 나란히 앉는다는 게 그들의 룰이었다. 백인 자리에 앉았다가 짐크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흑인 여성 아이린 모건이 연방대법원에서 승소한 직후였다.

차별주의자들과의 물리적 충돌이 쌍방책임으로 오인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예상되는 모든 사태의 대처법을 익히고 전날 저녁 중국음식점에서 '최후의 만찬'까지 나눈 이들이었다. 버스가 앨라배마 애니스턴 버스터미널에 닿자 대기 중이던 백인 폭도들은 그들을 폭행하고 버스에 불을 질렀다. 그들은 한 시간여를 기다려 다음 버스에 탑승했고, 버밍엄에서 또다시 폭행당하고 구치소에 갇혔다. 그 무법의 장면들이 방송됐고, 5월 말까지 436명이 60여 차례 이벤트를 이어갔다. 그들이 미국 인종 분리 차별의 심장을 꿰뚫은 비폭력의 화살, '프리덤 라이더스(Freedom Riders)'였다.

출신과 헌신성 등을 고려해 인종평등회의(CORE)가 엄선한 13명의 첫 참가자 '오리지널 라이더스' 중 한 명이 21세 대학생 존 루이스(John Lewis, 1940~2020)였다. 공공시설 백인 자리에 흑인이 앉는 싯인(sit-in) 캠페인을 이끌며 주먹으로 맞고 침 맞고 담뱃불로 지져지고 경찰 곤봉에도 숱하게 맞은 베테랑이었다. 1963년 워싱턴 행진에도, 1965년의 셀마 몽고메리 행진에도 그는 마틴 루서 킹과 함께했다. 1960~1966년 사이 모두 40차례 체포됐고, 두개골 골절을 비롯한 부상을 당했고, 미시시피 감옥에서 31일간 구금당했다.

그는 애틀랜타 시의원을 거쳐 1986년부터 숨질 때까지 연방 하원의원으로 일하며, 숱한 유혹의 시험을 치르며 '의회의 양심'이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얻었다. 그의 집무실에는 1962년 오리지널 라이더스와 함께 찍은 사진이 늘 걸려 있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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