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 39년 만의 KLPGA챔피언십 타이틀 방어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에선 신인 김동은 우승

박현경(왼쪽)이 2일 전남 사우스링스 영암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부친이자 캐디 박세수씨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KLPGA 제공
박현경(21)이 지난해 데뷔 첫 승을 거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KLPGA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박현경 캐디를 맡은 부친 박세수(52)씨는 딸의 우승이 확정되자 “2연패다!”라며 힘차게 외쳤다. 1978년 창설돼 한국 여자 프로 골프 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건 1980~82년 3년 연속 우승한 고(故) 구옥희 이후 39년 만이다.
박현경은 2일 전남 사우스링스 영암 카일필립스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기록,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정상에 올랐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상금 1억8,000만 원을 쌓은 박현경은 단숨에 상금랭킹 1위(2억669만 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에서도 70점을 보태 선두(104점)에 나섰다.
이 대회는 박현경의 골프 인생을 바꾼 대회다. 루키 시즌이던 2019년 조아연(21), 임희정(21), 이승연(22) 등 데뷔 동기들이 8승을 합작했지만, 유독 박현경만 우승과 인연을 쌓지 못하며 마음 고생을 겪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막이 미뤄진 지난 시즌 첫 대회로 5월에 문을 연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거둔 박현경은 아버지와 얼싸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공교롭게도 박현경-박세수 부녀(父女)는 2년 연속 ‘가정의 달’에 가장 먼저 웃게 됐다.

박현경이 2일 전남 사우스링스 영암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이날 통산 3승째에 도전했던 박현경은 공동선두 김지영(25)과 김효문(23)에 2타 뒤진 공동3위로 출발했다. 1번 홀(파4)에서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두번째 샷을 쳐 만들어낸 1m 버디 기회를 살리며 기분 좋게 출발한 박현경은 4번 홀(파4) 보기로 주춤했지만, 9번 홀(파4)에서 약 17m 거리의 롱 퍼트를 성공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박현경은 우승 후 방송인터뷰에서 “9번 홀이 승부처였다”고 말했다.
우승의 기운은 12번 홀(파4)에서도 또 한 번 몰려왔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벗어났지만, 러프에서 친 약 10m 거리 칩샷이 홀 속으로 굴러 들어갔다. 박현경은 이 환상의 칩인 버디로 11, 12번 홀 연속 보기를 적어낸 김지영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꿰찼다. 기세가 오른 박현경은 이어진 13번 홀(파4)에서는 샷 이글이 될 뻔한 정교한 두 번째 샷으로 다시 1타를 줄였다. 17번 홀(파3)에서 1m 파 퍼트를 넣지 못해 김지영에게 한 타 차로 쫓긴 박현경은 18번 홀(파4)을 파로 경기를 마무리 했고, 김지영의 버디 퍼트가 홀을 비껴가며 우승을 확정했다.
강풍 속에서 치러진 이 대회에서 나흘 동안 한번도 오버파 스코어를 제출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가 된 박현경은 “이 대회 전까지 링크스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며 “링크스 코스를 극복해 보자는 목표를 이뤄 기분 좋다”고 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4개를 적어낸 김지영은 박현경에 1타 뒤진 공동2위(9언더파 279타)에 만족해야 했다. 김지영은 2016년, 2018년에 이어 KLPGA 챔피언십에서만 세번째 준우승이다.

김동은이 2일 전북 군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군산CC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KPGA 제공
한편 같은 날 전북 군산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총상금 5억 원)에선 신인 김동은(24)이 우승, 새로운 스타 탄생을 선언했다. 김동은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기록,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2위 박성국(33)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코리안투어 데뷔 시즌 2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