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합의안은 휴지 조각 될 우려…
폭력 중단 담보할 강한 실행력 필요"
서울 옥수동·광화문광장 등에서 집회
군부 쿠데타로 촉발된 미얀마 유혈 사태를 중단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합의안을 냈지만, 재한 미얀마 청년들은 여전히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오고 있다. 이들은 "실행력 없는 합의안만으로는 폭력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며 미얀마 군부의 무력 사용 중단을 강제할 실효성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 등 재한 미얀마인으로 구성된 시민단체들은 2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리버젠 상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의 군부 독재를 타도하고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이 '미얀마 폭력 중단 합의안'을 마련한 이후에도 미얀마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케띠 아웅(40)씨는 "아세안 합의 이틀 만에 미얀마에서 또다시 군경 총격에 의한 사망자들이 나왔다"며 "하루빨리 폭력이 사라지고 민주화가 되길 원하는 시민들로선 합의안이 공허하게 들릴 뿐"이라고 토로했다.
재한 미얀마인들은 국제사회가 실행력과 강제력을 담보할 수 있는 개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39)씨는 "지금 합의안은 미얀마 군부가 이행 의지를 갖지 않는다면 휴지 조각이 될 수밖에 없다"며 "군부의 이행을 담보할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필요하고, 그 행동 계획은 무슨 일이 있어도 민주주의를 첫 번째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들면서 '민주주의 사수'를 뜻하는 퍼포먼스와 함께 '군부독재 물러가라' '폭력진압 필요 없다' '국민들이 지켜줄게'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들고 있던 피켓에는 '미얀마는 국제사회의 개입을 원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죽어야 전 세계가 행동할까' 등 국제사회의 적극적 행동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경남 창원역 광장 등지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재한 미얀마인 단체 집회가 열렸다.
앞서 지난달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10개 회원국 정상들은 미얀마 사태에 대해 △즉각적 폭력 중단과 모든 당사자의 자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건설적 대화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이 특사로서 대화 중재 △인도적 지원 제공 △특사와 대표단의 미얀마 방문 등 5가지 사항을 이행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발표했다. 합의안은 지난달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공식 지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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