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일 전당대회를 열고 당대표로 5선의 송영길 의원을 선출했다. 송 의원은 35.6%의 득표율을 기록해 2위에 오른 홍영표 의원(35.01%)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최고위원에는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김영배 전혜숙 등 5명의 의원이 선출됐다.
임기 2년의 이번 지도부는 4·7 재보선 참패를 추스르고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이끌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말 레임덕 현상을 최소화하면서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조성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은 것이다.
송 의원과 홍 의원, 우원식 의원 3파전으로 진행된 이번 당권 경쟁에서 송 의원은 다른 후보에 비해 계파 색채는 옅은 반면 호남 출신이라는 이점으로 호남 민주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로 평가됐다. 송 후보가 친문 대표 주자인 홍 의원을 제친 것은 당 주류인 친문 세력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4·7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론과 변화에 대한 바람이 일부나마 표출된 셈이다.
하지만 송 신임 대표를 포함한 새 지도부가 정권 재창출의 과제를 감당할 역량이나 자세를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당권 경쟁 과정에서 재보선 참패 원인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나 당을 혁신할 비전 경쟁을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당심과 민심 간 괴리를 키우는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에 대해서도 선을 긋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쇄신과 인물, 흥행 모두가 없는 ‘3무(無) 전당대회’라거나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올 정도였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29%를 기록했다. 콘크리트 지지율로 여겨진 30%까지 무너진 것이다. 4·7 재보선 참패에도 반성하지 않는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송 대표는 지금의 민주당을 바라보는 민심의 시선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강성 지지층의 우물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내년 대선은 해보나 마나 한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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