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승진 기간 논문 69%가 '이대 공동저자'
野 박성중 "교수 지위, 남편 진급 이용 의심"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이화여대 교수로 지도하던 대학원생 논문에 배우자를 18차례나 공동저자로 올려 배우자의 논문 실적을 부풀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배우자의 건국대 부교수 승급 기간에 공동저자 등재가 집중돼 '논문 내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배우자 승진 기간 논문 69%가 '이대 공동저자'
2일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임 후보자는 2002년 3월 이화여대 전자전기공학 전공 교수로 부임한 이후 자신이 지도한 대학원생의 논문에 배우자인 건국대 공대 교수 임모(58)씨의 이름을 총 18차례 공동저자로 올렸다. 배우자 임 교수는 현재까지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 48편을 냈는데, 이화여대 대학원생·임 후보자와 공동저자로 등재한 논문이 18편(38%)에 달한다.
임 후보자와 임 교수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나와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함께 박사과정을 거쳐 연구 분야가 같다. 문제는 임 교수가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진급하는 기간에 이대 대학원생과 공동저자로 등재한 논문이 집중됐다는 점이다. 임 교수는 2003년 건국대 조교수로 임용된 뒤 2007년 부교수가 되기까지 국내외에 논문 13편을 발표했는데, 9편(69%)이 임 후보자·이화여대 제자들과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이다.
'부교수 승진을 위한 실적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임 후보자는 대학원생 제자의 핵심 아이디어가 사용된 논문에 임 교수를 제1저자로 올려 발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 역시 임 교수가 부교수 승진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건국대의 교수 진급 심사기준을 살펴본 결과, '연구 업적 점수'에서 공동저자나 교신저자로 논문을 공동 발표해도 최대 80%의 점수를 인정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 교수가 임 후보자·이대 대학원생과 공동저자로 논문을 등재할 유인이 충분했다는 얘기다. 박성중 의원은 "임 후보자가 교수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학원생 논문에 배우자의 이름을 올려 진급에 이용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임 후보자 측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배우자와 연구분야가 겹치다 보니 이대 제자들이 공동 지도를 받은 경우가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철저히 검토해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나랏돈으로 자녀와 출장 의혹도
임 후보자는 나랏돈으로 자녀들과 함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대 교수로 재직하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총 4,316만 원 출장 경비를 지원 받아 6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 중 4번의 출장에 딸들을 동반해 국가지원금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문제 제기다. 임 후보자는 "자녀 관련 비용은 모두 개인 비용으로 지출했다"고 해명했다.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위장전입 등 부동산 관련 의혹도 줄줄이 제기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4일 예정된 청문회에서 임 후보자의 도덕성 의혹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