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유행 와중에 강행 득실이 뭔가"
"코로나에 패한 올림픽 되면 총리 책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일본에서 도쿄올림픽을 강행하는 게 맞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담론이 공론화할 조짐이다. 도쿄와 오사카 등에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된 가운데 유력 언론은 민감한 이슈를 잇따라 거론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 감염증대책 분과회의 오미 시게루(尾身茂) 회장이 지난달 28일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시기”라고 포문을 연 뒤 그동안 ‘올림픽 중지’ 언급에 신중했던 언론도 ‘냉정한 판단’을 얘기하는 분위기다.
마이니치신문은 3일 ‘올림픽 중지의 손해에 대해서’라는 편집위원 칼럼을 실어 “긴급사태선언 중에도,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도 불구하고 단호히 개최하겠다는 이유가 손익 때문이라면 중지(취소)했을 때 손실은 무엇일까”라고 화두를 던졌다. 신문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경우 취소하면 막대한 TV방영권 수입을 잃게 된다. 공개된 자료로 IOC의 이해득실을 조사한 ‘올림픽ㆍ머니’라는 책에는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의 수입 중 73%가 방영권료로 나와있다. 다만 최악의 경우 대회를 취소하더라도 보험 가입으로 손실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일본의 경우 취소는 물론 무관중 경기만으로도 티켓 수입 900억 엔을 잃게 된다. 취소 시 1년 연기되면서 늘어난 대회 경비(총 1조6,440억 엔)도 회수할 수 없다. 조직위는 지난해 연기 당시 가입한 보험사에서 500억 엔을 받았는데, 만약 재가입을 하지 않았다면 보상받지 못한다.
신문은 “감염병 유행이 확산되는 와중에 올림픽을 끝까지 해내는 득실은 무엇일까. 국민 본위로 생각해 주기 바란다”면서 일본 정부가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대신 깊이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끝을 맺었다.
앞서 1일 아사히신문도 ‘올림픽과 코로나, 냉정한 눈으로 현실을 볼 때’라는 사설을 게재했다. 관중 수 결정 연기, 올림픽에 간호사 500명 파견을 요청했지만 동의를 얻지 못하는 현실, 올림픽담당 장관과 도쿄도지사 간의 불협화음 등 최근 벌어진 논란을 나열하고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재난으로 고통받는 사회 성원에게 응원을 요청하더라도 무리”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개최는 정해져 있다. 문제는 어떻게 개최하느냐이다’ 같은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냉정한 눈으로 현실에 마주할 때”라고 제언했다.
교도통신도 2일 자체 운영사이트인 ‘47뉴스’에 실은 분석 기사에서 “선수나 관계자에 감염자가 잇따라 발생하면 ‘코로나에 성공한 증거’는커녕 ‘코로나에 패한 올림픽’이 된다. 이렇게 역사에 각인되면 책임은 스가 총리가 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교도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을 “중단해야 한다”(39.2%)와 “연기해야 한다”(32.8%)를 합치면 72%로 개최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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