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 전에는 항상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는데, 학교에서 받으니 더 빨리 끝나고 간편해서 좋아요."
3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서울체육중고등학교 체조관 앞에 마련된 이동식 유전자증폭(PCR) 검사소. 막 검사를 끝내고 나온 이윤서(18)양은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양 뒤로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을 낀 학생들이 1m씩 간격을 유지한 채 줄지어 서 있었다. 이들은 첫 테이블에서 행정 접수를 하고, 두 번째 테이블에서 시약과 접수증을 받아들었다. 이어 검체팀이 있는 하얀 텐트로 들어가 검사를 받았다.
텐트 안에는 고글과 페이스 실드까지 포함한 '레벨D' 방진복을 착용한 검체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검체팀은 간호사, 임상병리사, 퇴직 교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진단키트에서 면봉을 뽑아 검체를 채취한 뒤 이를 시약통에 담았다. 학생이 나가면 앉은 자리를 소독하고 세정제로 손을 닦은 후 다음 번호를 호명했다. PCR 검사 결과는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검사자에게 통보된다.
서울체육중고교는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함께 실시하는 이동식 PCR 시범사업의 첫 대상 학교였다. 이동식 PCR 사업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검체팀을 학교로 보내 선제적으로 검사받도록 하는 사업이다.
김낙영 서울체육중고교 교장은 "전교생의 절반인 기숙사 학생들을 1순위로, 대회 참가를 앞둔 선수 중 검사받지 않은 기간이 긴 학생들을 그다음 순위로 검사자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검사받은 학생과 교직원은 350명(학생 320명, 교직원 30명)으로 전체 706명(학생 545명 교직원 161명)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이날 PCR 검사를 받은 김무궁(15) 서울체육중 3학년 학생은 "코로나19 검사가 아프다고 불편하다는 생각에 자발적으로 먼저 검사를 받기 싫어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실제 검사받아 보니 생각보다 아프지 않은 데다 보건소 같은 곳을 일부러 찾아가 기다릴 필요가 없어 간편해서 좋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체육중고교처럼 이동형 PCR 검사를 신청한 서울 지역 학교는 14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반경 1㎞ 이내에 있는 사례 등을 우선순위 요건으로 따져 10개 학교를 이동식 PCR 검사 대상 학교로 선정했다.
이날 서울체육중고교를 찾은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이동형 PCR 검사를 통해 학내 무증상 환진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고 더 나아가 외부 강사나 학원 종사자분들의 진단검사까지 적극 수행해 달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2주간 서울 지역 학교에서 시범 운영한 뒤 확대 방안을 방역당국과 논의하겠다"며 "이미 인천, 울산 등지에서도 희망의 뜻을 밝혀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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