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인터뷰서 사고사 아닐 가능성 주장
아들 친구에 대해 "친구라고 착각했던 A씨"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닷새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가 "확신하는 건 아들 스스로 그렇게 될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사고가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모씨는 4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실종 당일 상황을 되짚었다.
손씨는 "(실종 장소가) 5분도 안 걸리는 집앞이라 상대적으로 마음을 놓았다"며 정민씨가 가족과 마지막으로 연락한 것은 외출한 지 2시간 30분 뒤인 오전 1시 30분쯤이라고 했다.
손씨는 "아들이 엄마 카드를 쓰기 때문에 무엇을 시켜 먹었는지 내역이 찍혔다. 아내가 잘 먹으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네. 생각보다 한강에 사람이 많아요. 이제 더 이상 술 안 먹고 이따 들어갈게요'라고 했던 게 마지막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함께 해외여행 두 번 간 친한 친구 중 한 명"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 A씨와 교우 관계를 묻자 손씨는 "'친구라고 착각했던 A씨'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정정했다. 이어 "두 번 해외여행을 같이 간 친구가 6, 7명이 있는데 그 정도로 친한 정도의 친구 사이였다고 아내로부터 들었다"고 덧붙였다.
손씨는 A씨가 중간에 자신의 부모와 통화했다는 사실도 거꾸로 경찰로부터 전해들었다고 했다. A씨는 아들 손씨의 실종 당일 오전 3시 30분쯤 부모님에게 전화로 "정민이가 안 일어나서 못 가고 있다"고 말했고, A씨의 아버지는 "깨워서 빨리 보내고 너도 와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버지 손씨는 실종 당일 정민씨를 찾으러 한강공원으로 나갔을 때 친구 A씨를 만났다고도 했다. 손씨는 "정민이와 비슷한 체구기 때문에 바로 찾았네 했는데 비슷한 형태의 청년이었다"며 "'네가 정민이 친구니?'하니까 그렇다고 답하더라. 그래서 얘도 정민이를 찾으러 왔나보다 하고 지나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A씨를 만난 시각이 오전 5시 30분 전후로 추정된다. (날이) 완전히 밝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에 가려 상체 밑으로는 모습이 안 보였는데 초췌해 보이고 당황해 보이는 상황이었다"고 묘사했다.
"친구가 신발과 옷이 더러워졌다고 강조하는 게 맘에 걸려"
A씨에게 당일 신고 있었던 신발을 달라고 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손씨는 "최면 조사로 A씨 진술을 들어보니 아들이 자다가 일어나서 갑자기 뛰었고 그러다가 넘어져서 신음소리가 났다. 본인이 일으켜 세우려고 하다가 신발과 바지에 흙이 묻었다는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엔 우리 아들이 어디 뼈가 부러진 게 아닌가 온갖 걱정을 했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자꾸 본인의 신발과 옷이 더러워졌다는 걸 강조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사고지 주변에 가면 그렇게 더러워질 게 하나도 없다. 바위랑 풀 밖에 없는데 어디서 넘어졌을까 이해도 안 됐다"며 "그래서 바지는 빨았을 것 같고 뭐가 묻었는지 보고 싶다고 신발 좀 보자고 했더니 바로 '버렸다'는 답이 나왔다"고 했다.
"왜 새벽에 한강에 들어갔는지만 밝혔으면"
진행자가 경찰 수사에 대해 바라는 게 있냐고 묻자 "정민이가 새벽 3시 반~ 4시 반에 한강에 들어갔는지만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 길은 전문가인 경찰이 아실 테니 알아서 해 주시고 결과만 주시면 된다. 가능한 한 불편하게 안 해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범행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냐고 묻자, 손씨는 "정민이 스스로가 그렇게 될 수는 없다. 우발적인 거냐 계획적인 거냐의 차이밖에 없다"고 답하며 말을 마쳤다.
한편, 친구 A씨는 이날 오전 1시 30분쯤 작은아버지와 함께 정민씨의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민씨 가족들은 "부모는 얼굴도 못 내밀고 친척을 앞세워 왔다", "늦었으니 나가라고 했다"며 조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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