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달성 위해 60일간 1억회분 접종 필수
젊은층·공화당 지지자 접종 거부감 넘어야
백신 덕 확진·사망자 연초 대비 20%로 줄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두 달 뒤인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 7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적어도 한 번은 맞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간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연초의 20% 수준으로 줄어든 가운데, 이를 망설이는 이들까지 독려해 ‘정상으로의 복귀’에 한 층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터널 끝의 빛이 점점 더 밝아지고 있다”며 “7월 4일까지 1억6,000만명이 면역에 필요한 접종을 완전히 끝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이 날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실시한 대국민 TV연설에서 “바이러스로부터의 독립을 축하하겠다”고 정한 시기이기도 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까지 18세 이상 성인의 56%인 1억4,570만명이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았다. 40%인 1억539만명은 백신 접종을 완전히 끝낸 상태다. 백신 접종이 지지부진한 다른 나라와 비교해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앞으로의 접종이 만만치는 않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이 ‘새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60일간 1억회분 이상 추가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 미국의 일일 접종 횟수는 한때 300만회를 넘기도 했지만 현재 220만회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백신 접종 의향이 있는 성인은 이미 1회차 이상 접종을 마쳤고 접종을 망설이는 사람만 남은 탓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의 백신 접종 속도 둔화를 인정하며 앞으로는 접종을 꺼리는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재 미국에서 사용 가능한 3종의 백신 중 2종(화이자, 모더나)은 이전 행정부 때 사용 승인이 난 것”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공화당 지지층 중 상당수가 접종 거부감을 나타낸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예약 없이 곧바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약국 운영, 백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예산 투입 등을 제시했다. 심지어 대형 식료품점과 협력해 할인 행사를 하고, 주요 스포츠 리그와는 경기장 내 백신 접종, 스포츠용품 할인과 티켓 증정 등 유인책까지 추진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지난달 35세 미만의 35%가 ‘백신을 맞을 계획이 없다(퀴니피액대 여론조사)’고 밝히는 등 젊은층의 접종 기피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 사람이라도 더 백신을 맞게 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 것은 ‘백신의 힘’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CNN방송이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미국에서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사망자는 660명으로 올해 1월(3,400명)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신규 확진자 역시 5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이 수치가 가장 높았던 1월 8일(25만명)과 비교하면 20% 수준에 그친다.
보건 전문가들은 발 빠른 백신 접종 덕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 학장은 “백신 접종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이라며 “특히 우선 접종 대상이던 고령층에서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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