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유학생 비자 발급 업무 1년만에 재개
SNS에 개 사진과 함께 올려, "인종 차별" 격앙
미국이 중국 유학생을 개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의 반발이 거세자 미국은 하루 만에 게시물을 삭제했다. 양국 국민감정이 얼마나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주중 미국대사관 비자처가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올린 글과 사진이 중국인들을 자극했다. 게시물에는 "봄이 오고 꽃이 피는데, 당신은 이 강아지와 마찬가지로 당장 밖에 나가 놀고 싶지 않으신가요. 학생 비자 신청 서비스가 이미 재개됐어요. 무엇을 더 기다리나요. 빨리 준비하세요”라고 적혀있다. 그러면서 글 아래에는 집안 거실 창살 안에 갇혀 밖으로 목을 쭉 내밀고 처량하게 쳐다보는 개 사진을 함께 올렸다. 중국 학생들이 마치 사진 속 개와 처지가 비슷하다는 조롱조의 뉘앙스다.
중국 여론은 분개했다. “미국 대사관의 저급한 수준에 충격 받았다”, “무차별적 인종차별이다”, "이게 미국식 유머냐, 고의로 그런 것"이라는 성토가 잇따랐다. 비판이 고조되자 미국 대사관은 게시물을 바로 삭제했다.
중국은 미국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38만명이 미국에서 공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유학생의 31%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5월 미국에 입국하는 중국 학생과 연구원들의 비자발급을 차단하며 입국을 금지했다. 이들이 중국 공산당과 군사 관련 기관의 이익을 위해 활동한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1년간 냉각기를 거친 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8일 중국 유학생 등의 예외적 입국을 허용한 데 이어 지난 4일부터 비자 면담을 재개했다. 따라서 해당 글과 사진은 미국이 비자 발급 업무에 나선지 하루 만에 올라온 셈이다. 미 대사관은 비자 면담 공간이 개설된 이후 홈페이지를 통한 신청자가 1시간만에 3,000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은 중국 전역이 아닌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양 등 4곳에 국한해 비자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과 재외 공관을 서로 맞폐쇄하며 갈등의 상징으로 부각돼 문을 닫은 쓰촨성 청두 주재 총영사관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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