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시민단체 "마린파크 화순이 방류" 촉구
제주 내수면 일대 바다쉼터(보호소) 제안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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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제주 마린파크 마지막 생존 돌고래 화순이를 콘크리트 수조에서 구출하기 위해 범국민 캠페인에 돌입합니다."
핫핑크돌핀스, 동물자유연대, 카라 등 16개 시민단체는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린파크의 조건 없는 돌고래 방류와 해양수산부의 바다쉼터 조성을 촉구했다. 최근 8개월 동안 돌고래 세 마리가 잇달아 폐사한 마린파크에서 홀로 남은 돌고래 화순이 역시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단체들은 또 이날부터 '마린파크 폐쇄와 돌고래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국민 청원도 시작했다. 이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내수면 일대의 통밭알이라 불리는 연안 지역을 화순이가 지낼 수 있는 바다쉼터(돌고래 보호소) 후보로 거론하고, 내수면을 관할하는 제주도와 면담을 통해 협조를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화순이가 콘크리트 수조에서 비참한 삶을 마감하도록 마냥 내버려둘 수만은 없기에 화순이 구출 범국민 캠페인을 선포했다"며 "감옥에 갇힌 화순이가 드넓은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도록 만들고야 말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마린파크에서는 지난해 8월 '안덕이'를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달콩이', 지난 3월 '낙원이'가 줄줄이 숨을 거두면서 현재 화순이만 남아 있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한 결과 화순이의 건강상태도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화순이의 경우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돼 한국으로 반입된 큰돌고래 종으로, 생태계 교란 우려로 당장 제주 바다에 방류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고 제주 밖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항공편 마련 등의 이유로 어려운 상황. 이 때문에 서귀포시 성산읍 내수면 일대를 화순이가 지낼 수 있는 방류지로 제안했다. 이후 정부가 추진 중인 돌고래 바다쉼터가 만들지면 화순이를 그곳으로 보내서 살도록 하면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제주도 내에서 태풍이나 파도의 영향을 덜 받는 유일한 곳이 내수면 일대"라며 "자연상태가 거의 그대로 보전되어 있는 절대보전지역이자 공유수면으로 돌고래가 살기 적합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 내 바다쉼터가 생기면 퍼시픽랜드에 사는 큰돌고래 데니(옛 태지)도 보낼 가능성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내수면 일대는 갑문을 통해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해수가 계속 유통되고, 갑문에 그물을 설치해 돌고래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면 제주 연안에 이종 돌고래 유출에 따른 생태계 교란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시민단체들은 제돌이가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에 대한 불법 포획의 고리를 끊고 야생방류의 성공을 이뤘다면, 화순이는 일본 다이지의 잔인한 돌고래 포획 사슬을 끊고 바다쉼터의 길을 개척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마린파크의 화순이 포기와 내수면을 관할하는 제주도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은 "제주 마린파크가 먼저 조건 없이 화순이의 방류를 약속하고,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가능하다"며 "16개 시민사회단체는 화순이를 구출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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