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는 어른처럼 아픈 증상과 부위, 정도를 잘 표현하지 못해 울기만 할 때가 많다. 어린 자녀에게 많이 나타나는 발열, 피부 발진, 복통 등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기도 하지만 자칫 응급 상황일 수도 있기에 잘 구분해야 한다. 조병욱 인천힘찬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의 도움말로 어린이 응급 증상 및 대처법을 알아봤다.
◇분수토 계속 하면 질병 가능성
구토는 어린이에게 매우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하지만 구토 증세가 있는 어린이가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거나 처져서 힘들어한다면 탈수가 의심되니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분수를 뿜듯 왈칵 쏟아내는 '분수토'는 어쩌다 한 번은 괜찮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질병 때문일 수 있다. 또한 토물이 짙은 초록색이라면 이는 담즙이 섞인 구토이므로 십이지장 이하의 폐쇄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 밖에 토물이 일시적으로 기도를 막을 수 있고 막지 않았더라도 폐로 들어가서 폐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토할 때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물이 입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한다.
◇수액 치료가 필요한 탈수
탈수는 어른에게도 위험하지만 체내 수분량이 어른보다 현저히 적은 어린이에게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 탈수는 보통 장염으로 인한 구토나 설사로 인해 나타난다.
탈수 증상이 있으면 수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물을 소량씩 자주 먹여야 하며 탈수의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이온 음료도 도움이 된다. 음식물을 소량씩 먹인 후 아이가 구토하지 않고 어느 정도 안정되면 음식물의 섭취량을 점점 늘려가는 것이 좋다.
자녀의 발이나 손끝을 꾹 눌러 보았을 때 하얗게 되었다가 다시 붉어지는 모세혈관 충혈 시간으로 탈수 정도를 확인해볼 수 있다. 보통 정상은 2초 이내에 다시 붉어지지만, 탈수가 심한 아이들은 2초가 지나도 다시 붉어지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탈수가 심하면 아이가 축 처지고, 입이 마르고 건조해지며 체중이 줄어들 수 있다. 이때는 응급실을 방문해 수액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구토와 설사가 지속된다면 세균성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5분 이상 열성 경련, 호흡곤란되면 적신호
열성 경련은 열과 전신 경련이 동시에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보통 6개월에서 5세 사이의 유아에게 주로 나타난다.
경련이 시작되면 옷을 벗겨 시원하게 해주고 다치지 않도록 주위의 위험한 물건을 치워주는 것이 좋다.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이 동반된 경련일 경우에는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호흡곤란을 막기 위해 경련 중에 구토하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야 하며 음식을 먹다가 경련을 하면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음식물을 입에서 빼줘야 한다.
◇호흡곤란, ‘꺽꺽’과 ‘쌕쌕’ 차이 구분해야
호흡곤란의 원인은 상기도가 좁아져 꺽꺽 소리를 내면서 들숨이 안 쉬어지는 폐쇄성 후두염과 하기도가 좁아져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날숨이 안 쉬어지는 천식 등이 있다.
폐쇄성 후두염은 발병 후 이틀 정도는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발열 증상이 나타나고 밤에 목이 쉰다. 밤 또는 새벽에 개가 짖듯 컹컹거리는 기침 소리를 낸다. 이때는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차가운 증기를 쐬어 주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호흡곤란이 심하고 청색증(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피부 및 점막이 암청색을 띠는 상태)이 있으면 재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반면 천식은 원인 알레르기 물질을 알고 있으면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생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먼지진드기의 경우 환기와 위생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꽃가루나 황사가 악화 요인일 때에는 바깥 활동을 줄이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날숨이 안 쉬어지는 천식의 경우 들숨이 잘 안될 때보다 숨을 얕게 쉬면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을 수 있지만 장시간 지나면 심하게 울며 보채고 수유를 잘 못하게 된다. 호흡곤란이 이어지면 체내 이산화탄소 수치가 올라가 의식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
◇복통으로 떼굴떼굴하면 위험
아이가 복통을 호소한다고 즉시 응급실을 갈 필요는 없다. 복통은 스트레스와 불안 등이 원인이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깬다거나 갑자기 떼굴떼굴 구르는 발작성, 경련성 통증은 주의해야 한다. 또한 체중이 감소하며 열이 동반되고, 혈변, 설사, 구토 등이 함께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어린이 복통 응급상황 가운데 장중첩증이 가장 흔하다. 생후 5~10개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 3세 이전에 나타난다. 장중첩증은 소장 일부가 접혀 장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질환으로 장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막혀 장의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장폐색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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