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관 재직 시 도자기 밀수 의혹이 제기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외교행낭을 통해 반입한 물품을 판매하는 영리행위는 처벌 대상이라는 정부 측 해석이 나왔다. 박 후보자는 "해외 대사관 근무 후 귀국 당시 외교행낭을 이용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해양수산부는 '재외공관에 파견근무한 공무원과 동반가족이 파견국가에서 대량의 물품을 구매해 외교행낭을 통해 국내로 물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등 영리행위를 할 경우 징계 및 처벌 규정이 무엇이냐'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8일 '국가공무원법 및 공무원 징계령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답했다. 외교부 역시 '외교행낭은 본부와 재외공관 간 공문서 및 공용물품을 운송하기 위한 수단으로 내용물은 공용에 한한다'며 같은 입장을 내놨다.
박 후보자가 외교행낭을 통해 관세 없이 반입한 도자기를 국내에서 판매해 영리를 취한 것이라면 처벌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이 공무 외 영리 업무와 겸직을 금지하며, 창작활동 등으로 소속 기관장의 허가를 받으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박 후보자가 주 영국대사관 공사참사관 할 때, 부인은 최대 20파운드(약 3만 원) 상당의 도자기 1,250여 점을 구입해 국내에 들여왔고 이 중 일부는 판매됐다. 박 후보자는 이날 "해수부가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 적시한 것은 '외교행낭을 이용한 개인물품 반입'에 대한 일반적인 판단일 뿐, 장관 후보자 사례에 대한 입장이 전혀 아니다"라며 "귀국 당시 상사 주재원 등과 동일하게 해외이사대행 업체를 통해 이삿짐을 국내로 배송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고민은 더 커지게 됐다. 외교행낭을 이용했다면 위법에 해당하고 박 후보자의 해명처럼 이사대행 업체를 이용했다고 해도 국민 정서상 다소 거리가 있지 않으냐는 시각이 많다. 이에 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시 '인사 독주'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는 장관급 인사 29명에 대해 야당 동의 없이 임명을 강행했으나, 박 후보자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두고는 여론의 흐름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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