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사디크 칸 재선… 정치적 입지 커져
이민자, 유색인종, 무슬림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2016년 영국 런던시장에 당선된 사디크 칸(50)이 재선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노동당 출신인 칸 시장은 6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55.2%의 표를 얻어 숀 베일리 보수당 후보(44.8%)를 꺾고 당선됐다. 전체 투표율은 42%로 집계됐다. 칸 시장은 8일 당선이 확정된 뒤 “시민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를 계속 이끌 수 있도록 믿어 줘 매우 영광스럽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뒤 더 밝고 좋아진 런던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런던 금융산업 지원, 코로나19 대응, 런던 관광산업 회복 등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어 호응을 얻었다.
2008~2016년 런던시장을 지낸 보리슨 존슨 총리의 뒤를 이은 칸 시장은 ‘흙수저 신화’로 유명하다.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고, 공공주택에 살면서 공립학교를 나왔다. 북런던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인권변호사로 일하다 2005년 하원 선거에 도전하며 중앙 정치 무대에 데뷔했다. 서구권 주요 도시에서 무슬림이 시장에 당선된 건 그가 처음이다.
노동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통적 강세지역이었던 북잉글랜드 등에서 참패한 가운데 칸 시장은 재선 성공으로 정치적 입지가 더 단단해졌다. AFP통신은 “칸이 전 런던시장인 존슨 총리에 이어 영국 총리 자리에 도전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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