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노리는 도전자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지면서 대진표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경선은 다른 변수보다 세 명의 인물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당권 도전을 최종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과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나경원 출마하면 경선구도 요동
가장 관심을 받는 인사는 나 전 의원이다. 인지도를 무기로 한 나 전 의원은 올해 초 서울시장 당내 경선 과정에서 '당심'의 전폭적 지지를 확인했다. 당원투표 70%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경선룰을 고려하면,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경선 구도는 요동칠 수 있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10일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인 가운데 홍문표 조해진 윤영석 의원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고, 조경태 권영세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도 출마 채비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3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PNR의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18.0%로 1위를 차지했고, 주 전 원내대표와 김웅 의원이 각각 13.4%와 7.3%로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 3선을 한 나 전 의원은 최근 원내대표 경선에서 불거진 영남당 논란을 극복할 수 있는 카드로도 통한다. 다만 그가 황교안 전 대표 시절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함께 당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도로한국당'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나 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황 전 대표와 저를 엮어서 얘기들 하시지만 조금은 결을 달리한다"고 거리를 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중도 확장 견인 능력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주자 윤석열 관리도 변수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도 변수로 꼽힌다. 정권교체를 최우선에 둬야 하는 차기 당대표의 성적표는 윤 전 총장과 다른 대선주자 간 경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후보들은 '내가 돼야 윤석열과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조해진 의원은 "윤 전 총장과 간접적 소통채널이 있다"고 말했다. 충남 홍성·예산이 지역구인 홍문표 의원은 자신을 '충청대망론'으로 주목받는 윤 전 총장과 함께할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초선 대표론에 힘 실은 김종인
재보궐선거 이후 당을 떠나 국민의힘을 향해 쓴소리를 내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의 영향력도 아직 남아 있다. 7일 김웅 의원을 만난 김 전 위원장은 "당이 변화하려면 새 인물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며 "세게 붙으라"고 힘을 실었다. 김웅 의원 외에도 적지 않은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중도 확장에 힘을 쏟았던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아직 미련이 남아 있다. 당권 레이스가 '중진 대 초선' 구도로 압축될 경우 "국민의힘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던 김 전 위원장이 당 밖에서 일종의 자문 역할로 개입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전 위원장과 김웅 의원 만남 이후, 당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김 전 위원장의 타깃은 중진들"이라며 "김 전 위원장이 내년 대선에서 일정 역할을 한다면, 비록 초선이지만 야당 국회의원 56명의 의미를 알고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PNR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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