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제 현안과 외교·안보 이슈를 조명합니다. 옮겨 적기보다는 관점을 가지고 바라본 세계를 전합니다.
중국 인구위기는 21세기 최대 화두인 미중 패권경쟁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지난 2월 중국 인구 감소가 사회경제뿐 아니라 세계 지정학, 국제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기고를 게재했다. 미 정부가 동맹국과 함께 중국이 인구문제로 국제, 지역 안보를 불안케 하는 것을 적극 억제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런 주장의 근저에는 중국이 내부 문제의 해법을 외부에서 찾을 것이란 의심이 전제돼 있다. 홍콩과 대만 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신장 인권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것에 이런 중국의 의도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평화안보 미국위원회 의장인 수전 요시하라는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의해야 한다”면서 “미 국방부로선 중국 인구 감소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바이든 미 정부는 중국 문제에 인구위기를 연결지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국 인구위기가 사회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뜨거운 감자인 호구제와 가정을 꾸리지 못한 남성인 광군(光棍) 문제는 대표적이다. 중국은 부모 출생지에 기초한 호구제를 통해 도시거주증(호구부)을 발행, 도시 유입 인구를 억제해왔다. 그럼에도 2억8,500만 명으로 추정되는 농촌 출신의 농민공들은 도시에서 사회복지와 교육, 의료 혜택에서 방치되고 있다.
특히 성비 불균형에 따른 광군 문제는 인구 위기를 증폭시킬 우려가 크다. 남아 선호사상으로 1978년 이후 출생자의 성비는 남성이 10%가량 더 많다. 미국 안보전문가인 피터 자이한은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에서 "결혼할 여성을 구하지 못할 40세 이하 남성이 캘리포니아주 인구보다 많은 4,100만 명에 달한다"며, 그 의미를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이 사회적 안정을 위협할 우려와, 중국 정부가 이들 일부를 군대 총알받이로 쓸지 모른다는 주장이다. 과장된 억측이겠지만 그 연장선에서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도 호사가들 입에 오르내린다.
중국의 인구위기는 미국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효과가 크다. 반중 색채가 강한 호주에선 정치인들이 대미 관계 강화의 이유로 거론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미국 인구조사국의 발표한 작년 기준 미국 인구는 3억3,144만 명이다. 10년 전에 비해 7.4% 증가한 것으로 대공황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긴 하나 중국 같은 인구위기는 발견되지 않는다. 인구의 질은 중국보다 나아지고 있다. 중국 인구의 중위연령은 2015년 37세에서 2040년 45세로 높아지는 반면, 미국은 37.6세에서 40.6세로 중국보다 젊어진다. 비록 14억의 중국 인구는 미국의 4배가 넘지만 지금 추세라면 2100년에 역전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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