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자 측면 분양지표 치솟아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역대 최저 수준
내 집 마련 수요가 공급 앞질러
서울 분양시장에 대한 주택건설업계의 기대감이 3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식을 줄 모르는 청약 열기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공약의 영향이다. 지난 3월 전국 미분양 주택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분양 열기'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10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분양경기실사지수(HSSI)는 지난달 대비 8.2포인트 오른 114.0으로 조사됐다. HSSI가 110선 위로 올라간 건 2018년 9월 이후 32개월 만이다.
HSSI는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공급자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을 넘으면 분양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는 의미이고, 일반적으로는 90선을 넘겨도 '호조'로 해석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서울은 주택공급이 까다로운 규제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오 시장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업환경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달 전국 HSSI는 지난달 대비 6.9포인트 오른 99.5로, 제주(89.4)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90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112.0)은 4.2포인트 상승하며 5개월 연속 100을 상회했다.
대부분 비규제지역인 지방의 분양 기대감은 수도권보다 더 큰 폭으로 커졌다. 비수도권 HSSI는 광역시가 97.4에서 101.6으로, 도 지역이 83.4에서 93.2로 올랐다. 특히 부산(91.1→106.6)은 전국에서 제주(70.0→89.4) 다음으로 많이 상승하며 2019년 12월 이후 17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정부의 신규택지 지정 등 적극적인 공급대책과 함께 서울시의 규제완화 정책이 가시화되면 전국적으로 '새 집 마련'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망뿐 아니라 실제로도 분양 경쟁이 치열하다. 부동산114와 직방이 한국부동산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서울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94.1대 1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경쟁률도 24.6대 1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경쟁률과 비교하면 각각 약 6배, 2배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수도 최저치를 찍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올해 3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1만5,270가구다. 관련 통계를 산출한 2000년 이후 역대 최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분양이 미뤄진 물량까지 풀렸는데도 내 집 마련 수요가 공급 물량을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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