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대부분 불완전판매로 40~80% 반환"
"고난도 상품 숙려제 운영해 '사탕발림' 영업 줄 듯"
최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펀드 상품 다수가 원금을 유지하지 못하고 환매 중단 상태에 빠지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금융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펀드별로 발생한 문제 상황에 따라 100% 원금 반환이 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1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근 사모펀드 6조6,000억 원, 공모펀드 2,000억 원 등 총 6조8,000억 원의 펀드 가입자들이 돈을 못 돌려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금융감독원이 분쟁 조정을 해서 일부 상품은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가 적용돼 100% 원금 반환이 되지만 다른 펀드들은 불완전 판매로 나와 최저 40%에서 최대 80%까지 반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의 사례는 라임자산운용이 판매한 무역금융펀드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판매한 펀드들이다.
라임 무역금융펀드 가운데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상품은 미국 수탁관리사로부터 부실을 통보받고도 판매를 지속했으며, 판매사도 이에 관여했다는 점 등이 적용돼 100% 반환 결정이 나왔다.
옵티머스 펀드의 경우는 '안전한 공공 매출채권에 투자했다'고 주장했지만, 애초에 상품 구조가 성립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판매사들이 확인 의무를 다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 계약 취소 결정이 나왔다.
다만 옵티머스 펀드 상품의 최대 판매사로 알려진 NH투자증권은 업무상 배임 등의 문제로 결정을 유예해 아직까지 환급이 완전히 되지는 않고 있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이 사적 화해로 90%를 우선 지급하고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결정으로 잔여 10%를 지급하기로 한 것과 대조되는데, 같은 펀드인데 판매사별로도 반환 상황에 차이가 나는 셈이다.
부실 펀드라도 원금 100% 환급이 되는 상황은 소수다. 대부분 불완전 판매로 판정되기 때문이다.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논란이 됐던, 소위 '독일 국채 펀드' 등으로 알려진 채권 투자 파생결합펀드(DLF)가 여기에 해당한다. 라임자산운용 상품의 경우에도 무역금융펀드가 아닌 다른 펀드들은 불완전 판매로 여겨져 완전 반환은 되지 않고 있다.
김득의 대표는 "(금융당국이 원금 반환 판정을 하기 위해서는) 부실을 판매사가 알았느냐는 물적인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일부 판매사의 경우 내부 문건에서 위험을 알고 있었다고 나옴에도 외부에서 공식적으로 문서가 전달됐느냐를 가지고 (부실 인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좁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숙려기간·금소법 청약철회권..."사탕발림 영업 줄 것"
금융당국은 이런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복잡하고 위험이 큰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판매 과정을 녹취하고, 계약을 맺기 전 숙려 기간을 마련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10일부터 시행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피해 사례를 보면 '미국이 망하지 않으면, 전쟁이 나지 않으면' 100% 보험 보장, 높은 확정금리 보장 식으로 안내하는 등 사탕발림 영업에 넘어가 사인을 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자본시장법상 이틀이 지나고 나서 계약 사인을 할 수 있는 숙려 기간이 있고, 계약 후에도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청약철회권이 보장되기 때문에 사탕발림 영업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금소법상 '6대 원칙(적합성, 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준수, 불공정 영업 행위, 부당 권유 행위, 허위 광고·과장 광고 금지)'을 위반하면 위법 계약 해지권에 해당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원금 100% 반환'의 형태는 아니다. 해지시점 이후로 계약이 무효화하기 때문에 이전에 금융사가 제공한 서비스의 필요 경비는 돌려받을 수 없고, 손실분에 대해서는 분쟁 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 대표는 "금융사들은 지금 상품 판매 준비 절차가 많기 때문에 죽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소비자 보호에 있어서 절반 왔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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