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예방부터 대응까지 대대적 변화
학대 판정 전문성 기하고 수사 인원 대폭 증원
서울 양천구에서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아동학대의 심각성이 다시금 드러난 가운데, 서울경찰청과 서울시가 추가적인 아동학대 피해자 발생을 막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12일 '아동학대 대응 및 예방을 위한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서울시와 협력해 △학대 아동의 조기 발견 △신속한 현장대응 △피해 아동 보호에 이르기까지 유기적·체계적으로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양천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반성과 성찰을 토대로 기존 아동학대 수사·조사·보호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도출해 전면 재검토하고, 다양한 민간 전문가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려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우선 피해 아동 발생 시 현장 대응 방식이 바뀐다. 아동학대 여부를 전문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각 자치구별로 '아동학대 판단회의'를 오는 7월부터 운영한다. 이에 따라 당초 경찰관·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실시하던 학대 판정 과정에 의사 임상심리사 변호사 등이 함께 참여하게 된다. 경찰은 "외관상 표가 나지 않는 외상이나 정서적 학대는 현장요원들이 학대 정도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줄곧 지적돼 왔다"면서 "이번 변화를 통해 명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피해 아동에 대한 신속한 의료 지원을 위해 상급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 8곳을 선정해 운영된다.
아동학대 예방과 대응을 위한 인프라도 확충한다. 서울경찰청은 19명으로 구성된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을 신설해 13세 미만 아동학대 사건을 전담하게 했다. 또 각 경찰서에 여청각력팀을 신설하고, 아동학대 전담경찰관을 증원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서울시 아동복지센터를 아동학대예방센터로 확대해 아동학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추진한다.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역시 191명으로 인력을 확대하고, 처우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 위기 아동을 조기 발견을 위해 서울경찰청과 서울시의 합동 조사를 정례화한다. 아동학대 신고 활성화 및 인식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 홍보 등도 함께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1월부터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서울경찰청과 서울시는 자치구, 아동보호전문기관, 의료기관 등 현장 실무자들을 10여 차례 만나 문제점과 개선 과제를 발굴했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법조·학계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협의회에서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대책을 수립했다.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아동학대는 우리사회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시대적 과제로서, 서울경찰과 서울시는 아동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정하고 협력을 통해 아동학대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아동학대는 사회가 해결할 문제"라며 "경찰과 협력을 통한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 모든 아동이 웃을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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