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경북 칠곡물류센터 근무 중 사망
대구노동청 앞서 재발방지대책 요구
트럭 타고 다음달 17일까지 전국 순회
지난해 10월 쿠팡 경북 칠곡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하다 숨진 고 장덕준씨의 부모가 쿠팡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전국순회에 나섰다. 장씨의 부모는 다음달 17일 서울 쿠팡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대구경북본부, 진보당, 장씨 유족 등 20여명은 13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쿠팡의 일용직 중심의 불안정한 고용구조를 개선하고, 숨진 장씨와 동료들을 위해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씨의 죽음이 과로로 인한 산재임이 판정 났음에도 불구하고 쿠팡 측은 유족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며 "아직도 쿠팡에서 일하고 있는 덕준이의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장씨의 아버지 장광씨는 "쿠팡이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은 지금도 물류센터에서 야간노동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겐 일말의 도움이 되지 않는 변명 같은 이야기뿐"이라며 "그마저도 산재청문회가 끝나고 나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아들이 생전에 '우리는 쿠팡을 이길 수 없어요'라는 말이 귓가에 떠나지 않는다"며 "거대한 벽 앞에 서보니 아들의 절망감을 절실히 느끼고, 인간을 기계 부품처럼 취급하는 곳을 좋은 기업이라 칭찬하는 말을 들을 때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말했다.
한편 장씨의 아버지는 자신의 트럭에 ‘쿠팡이 내 아들을 죽였다!’,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붙이고 이날부터 전국 순회에 나섰다. 경북 칠곡을 비롯해 부산, 경남, 광주, 충청 등 전국의 쿠팡 물류센터를 거쳐 다음달 17일에는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던 장덕준(당시 27)씨는 심야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 숨졌다. 장씨는 1년4개월 동안 이 물류센터에서 근무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월 장씨의 죽음을 과로 등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로 인정했다. 쿠팡 측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재발방지 대책과 지원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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