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4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특정층을 겨냥한, 파격적 인센티브다. 사실 마스크를 쓰느냐 벗느냐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 '일상의 회복'이란 상징성이 더 강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마스크를 벗을까. 이날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370만여 명, 2차 접종자는 82만여 명 수준이다. 이날 시작된 AZ 2차 접종이 본격화하면 우리나라에서도 '2차 접종 뒤 2주일이 지난 접종 완료자' 수가 크게 불어나게 된다. 접종 완료자 수가 어느 정도 불어나면, 이들에 한해 마스크를 벗게 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9월, 추석쯤이면 실외에서라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석 때부터 마스크 벗기, 고려해볼 수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65세 이상과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예방접종이 완료되면,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 등을 고려해 이르면 추석(9월 20~22일) 때나 그 이전부터라도 해당되는 집단(백신 접종 집단)에 한해 실외에서라도 마스크 미착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진 나라들은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다. 2차 접종률이 50%를 넘은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도 접종 완료자들은 실내외 어디든지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했다. 대중교통 등 매우 혼잡한 환경은 제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단한 이정표"라며 "마침내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1차 접종률 7.2%인데 마스크 미착용 논의는 시기상조"
하지만 1차 접종률이 7.2%에 그치는 한국이 이스라엘(62.6%)이나 미국(45%)처럼 마스크 미착용을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접종했다고 해서 마스크를 벗는 건 매우 위험하다"며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 탓에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도 이 점을 모르는 건 아니다. 권 부본부장도 "우리나라는 11월 집단면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거리두기로 감염재생산지수를 꾸준히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외 변이 바이러스 유행 정도 등도 변수가 될 수 있어 (마스크 미착용 시기를)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마스크 벗기가 거론되는 건, 백신 접종 완료에 대한 인센티브가 마땅치 않아서다.
현실적인 인센티브로 접종률 끌어올려야
전문가들은 '마스크 미착용'보다 좀 더 현실에 가까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이미 접종 완료자에 대해 확진자와 접촉했다 해도 자가격리를 면제한다고 했다. 외국을 다녀와도 PCR검사에서 음성이면 자가격리 대신 능동격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공공시설 입장료를 할인해주거나 5인 이상 사적모임 제한을 풀어주는 등 생활의 불편함을 없애고 혜택을 많이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백신을 접종한 만큼 인센티브는 생활적 측면으로 제공해야지 돈이나 물품을 주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0세 이하', 1차에 AZ였다면 2차도 AZ
한편 이날부터 AZ 백신 2차 접종이 본격화됐다. 전날 반입된 83만5,000회분, 이날 들어온 59만7,000회분이 사용된다. 1차에서 AZ 백신을 맞은 뒤 아나필락시스 같은 중대 이상반응을 겪은 게 아니라면, 2차 또한 AZ 백신을 맞는다. 교차접종이 허용되지 않아 '30세 이하' 1차 접종자도 마찬가지로 AZ 백신을 맞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