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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대결 조사, 기계가 물으면 윤석열, 사람이 물으면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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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대결 조사, 기계가 물으면 윤석열, 사람이 물으면 이재명?

입력
2021.05.14 18:20
수정
2021.05.14 19: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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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차기 대선 후보 양자 대결 결과가 여론조사마다 뒤바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 기간 실시된 두 개의 여론조사에서 한쪽은 ‘이 지사 우위’, 다른 쪽은 ‘윤 전 총장 우위’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식이다. 결과가 들쭉날쭉한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날 조사했는데… 갤럽은 이재명, 리얼미터는 윤석열 ‘승리’

이재명(왼쪽 사진)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스1

이재명(왼쪽 사진)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스1

한국갤럽이 매일경제ㆍMBN 의뢰로 11, 12일 양자 대결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지사의 지지율은 42.0%로, 윤 전 총장(35.1%)을 제쳤다. 격차가 오차범위(±3.1%포인트)보다 컸다. 양자 대결에서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에게 앞선 첫 조사 결과다.

하지만 11, 12일 리얼미터ㆍ오마이뉴스의 양자 대결 조사에선 윤 전 총장(45.7%)이 이 지사(35.5%)를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여론조사 업체가 같은 시점에 조사를 했는데, 결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기계가 물으면 윤석열, 사람이 물으면 이재명

윤석열 검찰총장이 3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윤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3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윤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뉴스1

이는 조사 방식 차이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승리한 리얼미터 조사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계음으로 녹음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전화기를 귀에서 떼고 버튼을 눌러 설문에 응하고, 다시 전화기를 갖다 대는 행동을 3, 4분간 반복해야 한다. 스팸 전화로 오해해 전화를 끊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정치 이슈에 관심이 많은 적극 투표층의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이 반영된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ARS 조사에선 보수적인 정치 고관여층 여론이 강하게 반영된다”고 했다. 실제 4ㆍ7 재ㆍ보궐선거 이후 실시된 총 7건의 여론조사 중 100% ARS 방식으로 실시된 5건의 조사에선 모두 윤 전 총장이 이 지사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재명(앞줄 오른쪽 네 번째) 경기도지사와 조정식(다섯 번째) 의원, 이종석(세 번째) 전 통일부 장관 등 민주평화광장 발기인들이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상암연구센터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 출범식에서 필승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앞줄 오른쪽 네 번째) 경기도지사와 조정식(다섯 번째) 의원, 이종석(세 번째) 전 통일부 장관 등 민주평화광장 발기인들이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상암연구센터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 출범식에서 필승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이 지사가 승리한 한국갤럽 조사는 면접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묻고 응답하는 전화면접 방식이다. ARS보다 상대적으로 조사원의 질문을 거절하기 쉽지 않고, 투표 의향이 높지 않은 정치 저관여층이 응답하는 비율이 높아 전체 응답률이 높은 편이다. 실제 한국갤럽 조사의 응답률은 14.2%로, 보궐선거 이후 ARS 100% 방식으로 실시된 조사 5건의 평균 응답률(4.7%)보다 크게 높았다.

그러면 어느 조사를 봐야 하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1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블룸A홀에서 열린 경기도 '비주거용 부동산 공평과세 실현 국회 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1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블룸A홀에서 열린 경기도 '비주거용 부동산 공평과세 실현 국회 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상 응답률이 높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 현시점에선 이 지사의 상대적 ‘우위’ 구도로 파악된다”면서도 “최근 윤 전 총장이 공개 행보 없이 잠행을 이어가며 대중 노출 빈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ARS와 전화면접 조사 방식의 특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지표를 읽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현시점의 민심은 전화면접 조사가 잘 보여주지만, 선거 당일 투표하러 가는 사람들의 표심은 ARS 조사가 더 예민하게 잡아낸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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