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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압박에도 이·팔 “휴전 안 해”… 유엔 성명은 美 반대로 또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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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압박에도 이·팔 “휴전 안 해”… 유엔 성명은 美 반대로 또 불발

입력
2021.05.19 09:30
수정
2021.05.19 17:3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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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중재에도 휴전 협상 난항… 대치 계속
EU "휴전 촉구"…유엔 공동성명은 4번째 무위
팔 사망 200명 넘어서… 인명 피해 '학살' 수준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의 한 건물이 18일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습을 받아 무너지면서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가자시티=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의 한 건물이 18일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습을 받아 무너지면서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가자시티=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열흘째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도 커지고 있지만 양측은 당분간 무기를 내려놓을 뜻이 없어 보인다. 이ㆍ팔 모두 휴전 협정을 외면하면서 무고한 희생자만 계속 늘고 있다. 미국의 거듭된 반대로 유엔 성명 도출도 4번째 무산됐다.

1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과거 이ㆍ팔 분쟁의 중재자 이집트는 이번에도 비공개 채널을 통해 양측에 20일 오전 6시부로 휴전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무반응으로 일관했고, 하마스 역시 자신들이 휴전에 동의했다는 채널12 방송 보도를 즉각 부인했다.

하마스 지도부 일원인 이자트 알 리시크는 성명을 통해 “정전 여부는 물론 구체적인 시기 등에 대해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휴전 동의 사실을 일축했다. 그는 “유엔과 이집트, 카타르, 기타 국가들이 주도하는 중재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마스 정치국원인 후삼 바드란도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우리는 점령자(이스라엘)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양측이 상대에 요구한 휴전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라엘도 공격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의 교전 최전선인 남부 사령부를 방문해 “적들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우리는 그들은 몇 년 전으로 되돌려 놓았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 시민들이 평온함을 되찾을 때까지 폭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18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무너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6층 건물의 모습. 가자=AP 연합뉴스

18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무너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6층 건물의 모습. 가자=AP 연합뉴스

충돌이 잦아들기는커녕 악화할 조짐만 뚜렷하자 서방 국가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최측근 동맹인 헝가리를 제외한 유럽연합(EU) 26개 회원국은 이날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이ㆍ팔 간 휴전을 촉구했다. 또 2014년 이후 빈사 상태나 다름없던 ‘중동 콰르텟(Quartetㆍ유엔 EU 미국 러시아로 구성된 중동 평화 중재 4자 협의체)’을 부활시켜 평화협상 재개를 시도하기로 했다. 그동안 EU는 이스라엘의 방위권을 두둔하며 사실상 사태를 방관해 왔지만, 인명 피해가 팔레스타인에 집중되자 수습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의 반대로 또 다시 공동성명 채택에 실패했다. 벌써 4번째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미국은 유엔 공개 성명이 이ㆍ팔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편만 드는 미국 때문에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힘을 쓰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폭력 종식”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에 휴전을 압박했지만 국제기구를 통한 공동 대응에는 미온적이다. 대신 물밑에서 이스라엘과 접촉, 국제사회의 규탄 분위기를 전하며 “시간은 이스라엘 편이 아니다”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스라엘도 수일 내 군사작전 종결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집트 외교 소식통도 “이스라엘과는 아직 진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국제적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낙관한다”고 전했다.

국제사회가 분열하고 휴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 가자지구에선 민간인들이 포화에 쓰러지고 있다. 현지 의료당국에 따르면 전투가 시작된 10일 이후 팔레스타인 어린이 63명 등 219명이 사망하고 1,530명이 다쳤다. 피란민은 5만명이 넘는다. 이스라엘에서도 지금까지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2명이 숨졌는데 그중엔 태국인 노동자 2명도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군은 19일에도 어김없이 새벽 이른 시간 전투기 50여대를 동원해 25분간 가지지구 내 40여개 목표물에 맹폭을 가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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