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과거로 돌아가는 극단적인 주장이나 수단과 완전하게 결별하겠다"며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이념 논쟁과 지역구도로 우리가 확장할 수 있는 지지층은 없다. 미래 세대를 향해 우리가 바뀌어 나아가는 것이 (정권 교체의) 유일한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젊은 세대로부터 국민의힘이 외면당했던 이유에 대해선 "박근혜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경종을 울릴 용기가 없었던 비겁자들이기에 벌을 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4·7 재·보궐선거 승리는) 60대 이상의 전통적 지지층과 2030이라는 새로운 지지층의 결합을 통한 것으로, 얼떨결에 얻은 과분한 승리"라며 "젊은 지지층의 지지를 영속화하려면 우리가 크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청년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 전 최고위원은 "젊은 세대의 지지를 위해선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를 최우선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불평등, 젠더, 입시 공정 문제 등을 꼽았다.
특히 '젠더 문제'와 관련해 "학습이 부족한 상태로 어설픈 양비론과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마음으로 이 이슈에 의견을 내는 인사들이 젊은 세대의 강한 배척과 조소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권 경쟁자인 5선의 주호영 의원이 17일 페이스북에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 추모글을 올린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젠더 논쟁에 앞서 정치 경력을 빗대 '에베레스트·팔공산' 논쟁으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주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초선 의원들이 당대표 경선에 경쟁적으로 나서자,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팔공산만 다섯 번 오르시면서 왜 더 험한 곳을 지향하지 못하셨느냐"며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에서만 5선을 한 주 의원을 직격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젊은 세대에게 약속해야 할 것은 개방이고 경쟁"이라며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면 우리는 몰려드는 인재들로 행복의 비명을 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당직 경쟁선발제 도입 △공직선거 후보자 자격시험 도입 △대선주자 2:2 토론 배틀을 공약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원내 경험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을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원내 경험이 없는 것이 문제라면 정치 경험이 없는 대권주자를 어떻게 영입할 수 있겠느냐"며 "당 밖에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들으면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대선주자들을 '소'에 비유하면서 "당내 경선에 최대한 많은 후보를 참여하도록 하겠지만, 특정한 소를 위해 기다려주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정한 소'는 야권 유력 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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