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수령 30년 이상 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어린 나무 30억 그루를 심겠다는 산림청의 '탄소중립' 계획에 환경부가 우려를 표하며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산림청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해당 계획의 타당성이 재검토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산림청에 '산림청 탄소 흡수 전략 마련을 위한 민관 협의체(가칭)' 구성을 제안했다고 20일 밝혔다. 산림청은 5월 초 환경부의 제안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림청은 지난 1월 2050년까지 30억 그루의 나무 심기를 통해 매년 3,400톤의 탄소를 흡수하겠다는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전략'을 발표했다. 산림청이 30억 그루를 심기 위해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나이 든 나무 3억 그루를 벌채하겠다고 밝히면서 산림 파괴 논란이 불거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산림청 재조림 사업은 매년 해오던 것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면서 언제, 어디서, 어떤 나무를 심고 관리할지에 대한 내용 없이 발표돼 우려가 제기됐다"며 "30년 넘은 나무가 탄소 흡수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나무마다, 지역마다, 상황마다 다르고 전문가 견해도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살펴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산림청은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숲의 탄소 흡수량 산정 방식과 벌채가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반면 산림청은 나이 든 나무의 벌채는 통상적인 산림 경영의 일환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지난 17일 열린 브리핑에서 "목재 수확은 교토의정서에 따른 산림 경영에 해당하며, 국제적으로도 탄소 저감 활동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논란이 제기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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