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다승·상금·대상 '독주 체제'
박민지(23)가 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6번째 대회 만에 3승을 수확했다. KLPGA 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우승을 거두며 ‘매치 퀸’ 타이틀마저 거머쥔 박민지는, 상금과 대상 등 주요 부문에서 독주 채비를 갖췄다.
박민지는 23일 강원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강전에서 지한솔(25), 결승에서 박주영(31)을 연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일주일 전 끝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은 두 대회 연속 우승이자, 지난달 열린 넥센ㆍ세인트나인 마스터스까지 포함하면 시즌 세 번째 우승, 그리고 자신의 통산 7번째 우승이다.
우승을 거둔 박민지는 “이번 대회는 ‘7차례만 이기면 우승’이란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말은 쉬워 보이지만 조별리그 이후엔 하루 36홀씩 소화해야 하는 매치플레이의 중압감은 상당하다. 그럼에도 1라운드 홍란(35), 2라운드 인주연(24), 3라운드 전우리(24)를 모두 꺾고 토너먼트에 진출한 박민지는 16강 최예림(22), 8강 장수연(27), 4강 지한솔과의 대결에서 모두 연장조차 없이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박주영이었다. 우승 상금이 2억원, 준우승 상금이 9,200만원이니 사실상 1억800만원짜리 한 판 승부지만, 박주영에겐 상금보다 데뷔 12년 만의 첫 우승이 절실한 맞대결이었다. 일단 결승 진출 과정부터가 극적이었다. 정연주(29)와 펼친 4강전에서 전반 9개홀까지 4개 홀 뒤져 패색이 짙었던 박주영은 막판까지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박주영은 후반 4개 홀에서 승리를 거두고 승부를 기어코 연장까지 끌고 갔다. 연장전에선 티샷이 워터 해저드 바로 옆에 떨어지는 아찔한 장면을 맞았지만, 물에 살짝 발을 담그고 친 두 번째 샷을 깔끔하게 페어웨이에 올렸다. 이후 세 번째 샷을 홀과 약 6m 거리에 떨어뜨린 뒤 버디 퍼트까지 성공하면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결승에서 박민지의 기세를 막진 못했다. 박민지가 달아나면 박주영이 따라붙어가며 세 번의 동률을 이루는 접전 끝에 박민지가 15번 홀(파4)에서 6m 버디를 기록한 뒤 16번 홀(파3)에서 3퍼트 보기를 하면서 승부는 박민지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박민지는 결국 1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과 약 1m 거리에 떨어뜨린 뒤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민지는 “코스 안에서 죽자는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면서 “(박)주영 언니가 워낙 역전에 강해 마지막까지 우승을 예견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설정한 3승이란 목표를 6번째 대회 만에 이뤄낸 박민지는 “목표를 생각지도 못하게 빨리 이뤄서 당황스럽긴 하다”며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 1승을 더 거두고 싶다”고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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