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집합금지 수도권에서도 원정
확진자 속출 부산 영업금지에 울산으로
울산도 제한하자 '해방구' 대구서 폭발
대구지역 유흥업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19일 대구 북구 산격동 유명 호텔 지하 가요주점에서 외국인 여성 종업원 6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23일 0시 현재까지 유흥업소 관련 확진자가 117명이나 쏟아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 대구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 56명보다 1명 증가한 57명을 기록, 최대 일일 확진자 수를 경신했다. 이 중 ‘구미 울산 지인 대구 유흥주점’과 관련해 종사자 13명, 이용자 23명, n차 접촉자 10명 등 모두 48명이 유흥업소 관련으로 드러났다. 20일 0시 6명, 21일 13명, 22일 47명을 포함하면 대구 유흥업소발 확진자는 117명에 이른다.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지역 유흥업소도 8개로 전날보다 2곳 늘었다.
51명은 종업원이다. 이 중 외국인 여성 종업원은 42명이다. 여러 업소를 옮겨 다니는 속칭 ‘보도’가 많아 지역 유흥업소에 광범하게 퍼졌을 것으로 우려된다.
23일에도 확진자는 계속 늘어 오후 4시 현재 신규확진자 36명 중 30명이 유흥업소 관련이다.
대구 유흥업소발 집단감염은 구미 울산 지인들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동선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12일 북구 유명 호텔 지하 가요주점을 다녀간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대구 남구 등 지난 한 달간 대구지역 유흥업소를 열 번가량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확진자가 나온 남구지역 한 유흥업소는 한 명의 업주가 5개의 업소를 운영 중인 사실이 알려져 비상이 걸렸다.
이 밖에도 이슬람 사원 관련 확진자도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확진자가 나온 달성군 이슬람 예배소는 폐쇄하는 한편 다른 예배소도 집합금지명령을 내리거나 비대면 예배를 권고했다. 또 19일부터는 영문 안전안내문자도 발송하고 있다.
대구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를 유지하면서도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동전 노래연습장을 제외한 노래연습장에 대해 22일 0시부터 30일까지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30일까지 종사자들은 전원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 임시선별진료소에서만 22일 하룻동안 평소 2배가량 되는 705명이 검사를 받았다.
시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업소에 대해 경찰과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위반업소에 대해서는 고발은 물론 코로나19 전파가 일어난 경우 치료비와 검사비 등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유흥주점발 집단감염은 예견된 사태였다. 대구에선 2월 15일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하향과 함께 유흥주점 영업이 재개됐다. 반면 서울은 여전히 집합금지 대상 업종이다. 부산과 울산은 해제했다가 확진자가 속출하자 금지 내지 영업시간을 제한했고, 이를 피해 대구를 찾는 원정객들이 늘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폭탄'은 먼저 부산에서 터졌다. 3월에 관련 확진자가 속출했고 결국 지난달 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데 이어 이달 23일까지 2차례 연장했다.
부산이 틀어막자 울산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 울주군에 이어 남구 등지 유흥업소발 집단감염이 잇따랐다. 울산시는 지난달 13일부터 유흥업소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제한한 데 이어 이달 3일부터는 9시까지로 강화했다가 24일부터 다시 10시까지로 완화하기로 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유흥업소 이용자들은 일반 음식점보다 상대적으로 각별한 관계(밀접)인 데다 독립된 룸(밀폐)에서 가까이 앉아(밀착) 술잔을 돌리며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아 감염 위험이 극도로 높은 환경”이라며 “생계 문제로 허용할 때부터 예상된 문제로, 백신 접종만이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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