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나경원 전 원내대표
"화물트럭 끌고 좁은 길 가야 하는 자리"
"당 외부 인사 영입하려면 경선 관리 공정해야"
"김동연, 문재인 정권서 마음 떠나" 단언도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이번 당대표는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한다"고 비유했다.
당대표 경선에서 신진들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들이 정권 교체를 이끌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나 전 대표는 24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과 표 차이가 크게 났다'는 질문을 받자 '스포츠카 대(對) 화물차'의 언급을 꺼냈다.
지난 22일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조사한 결과, 30.1%가 차기 당대표로 이 전 최고위원을 꼽았다. 나 전 대표는 2위(17.4%)를 차지했지만 1위와의 격차가 12.7%포인트로 컸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에 오차범위는 ±3.1%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 전 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 등 신진의 돌풍에 대해 "우리 당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은 굉장히 좋다"며 "당대표가 되면 신진들의 역동성을 전면적으로 내세워 그분들이 앞장설 부분은 앞장서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행자가 '이 전 최고위원, 김웅·김은혜 의원을 중용하겠다는 말씀이냐"고 묻자, 그는 "우리 당에 또 훌륭한 신진그룹들도 많이 있더라"며 즉답은 피했다.
"당이 계파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하긴 어려워"
나 전 대표는 이날 '공정한 대선 경선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천회의 생중계' '공천실명제' 등을 꺼냈다. 그는 "외부 후보들이 왔는데 특정 계파가 당을 점령하고 있다면 오기가 힘들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당이 계파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당내에 친이명박, 친박근혜, 김무성계, 유승민계 등의 계파가 있었고, '계파에 줄 서는 공천' '우리 계파 사람 먼저 챙겨주기' 등의 문제가 생겼다"며 "이로 인해 우리 당력이 낮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나는 계파 없는 사람으로 고생 고생해서 4선을 한 것을 잘 아실 거다"라며 자신이 공정한 대선 경선을 이끌 적임자라고 내세웠다.
진행자가 계속해서 '예전에 비하면 계파 세력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그는 "당내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 같아 말이 조심스럽다"며 얘기를 끊었다.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선 후보를 완전국민경선(100% 오픈 프라이머리)으로 뽑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형식으로 하느냐는 좀 더 생각해야 될 부분이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나 전 대표는 당외 대선 주자들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꼽았다. 그는 "아직 이들과 접촉은 하지 않았지만, 당대표가 되면 공적으로 접촉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특히 김 전 부총리에 대해 "문재인 정권에서 이미 마음이 떠났다"고 단언했다. 최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전 부총리와 교감 중"이라며 '야권 합류설'에 선을 그은데 대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진행자가 '우리(국민의힘) 쪽이라는 확신이 드시냐'라고 묻자, 나 전 대표는 "앞으로 차차 말씀드리겠다"며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나 전 대표는 당내에도 후보군이 두껍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복당 의사를 밝힌 홍준표 무소속 의원, 합당 논의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정치 쪽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 시정이 바쁠 텐데 전당대회 이야기까지 왜 언급을 하셨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 것 같다'는 뜻을 시사했다.
진행자가 '전날 오 시장이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이 당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도 했다'고 하자,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당대표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거 아닌가 (해석을) 해 봤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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