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인류의 상상력이 빚어낸 가장 강렬한 캐릭터 중 하나인 드라큘라는 아일랜드 더블린 작가 브램 스토커(Bram Stoker, 1847~1912)의 작품이라 해야 한다. 그의 책 초판 3,000부가 1897년 5월 26일 세상에 나왔다.
친구인 아서 코난 도일이 극찬했다지만 '드라큘라'에 대한 초기 비평은 떨떠름했다고 한다. 어쨌건 아류라는 것, 즉 스토커 이전에도 흡혈귀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는 게 폄하의 근거였다. 하지만 그의 드라큘라가 이전의 방대한 전설과 기록을 집대성해 탄생했다는 점에서, 이후 수많은 빼어나거나 유치한 흡혈귀가 그의 드라큘라를 모델로 부활했다는 점에서, 모든 드라큘라는 스토커 이전과 이후로 나뉘며 우리가 아는 드라큘라는 그의 드라큘라의 아류라 해야 한다.
'원조' 타이틀을 두고 숱한 이들이 '스토커 이전'을 탐색했다. 그의 일기서부터 그가 다닌 도서관 열람카드까지, '스토커 드라큘라의 기원'이란 제목의 미스터리를 쓸 수도 있을 만큼 주장도 분분하다. 가장 최근인 2018년에도, 스토커가 에밀리 제라드(Emily Gerard)라는 여성 작가가 쓴 '트란실바니아 민담집(The Land Beyond the Forest)'을 지니고 있었고, 그 책에 등장하는 흡혈귀 '노스페라투(Nosferatu)'가 원조라는 주장을 영국의 한 문학단체가 제기했다고 영국 BBC가 소개했다. 제라드는 "루마니아 농부라면 천국과 지옥을 믿듯이 그의 존재를 확신"한다며"(노스페라투를) 퇴치하려면 시체에 말뚝을 박거나, 머리를 잘라낸 뒤 입에 마늘을 가득 채워 다시 관에 넣는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고 한다.
스토커는 '드라큘라' 초반부 101쪽을 삭제한 채 출간했다. 왜 삭제했으며, 어떤 내용이었는지도 미스터리다. 'The Un-Dead'란 제목을 단 초고가, 사라진 지 80여 년이 지난 1980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한 시골에서 발견된 배경도 의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 공동설립자인 폴 앨런이 사들인 그 원고의 첫 페이지도 102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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