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들, 편안한 옷차림으로 무대에
초선급, 연륜 있어 보이는 정장 차림
신진은 '격식'을, 중진은 '젊음'을 입었다.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포부를 밝힌 25일 비전발표회에서 당권주자들의 각기 다른 옷차림이 눈길을 끌었다. 스타일로 메시지를 전하는 듯 신진으로 분류되는 초선급 당대표 후보들과 중진 후보들의 이날 의상 전략은 묘한 대조를 이뤘다.
중진으로 분류되는 다선 후보들은 경험과 변화가 양립 가능함을 표현하려는 듯 비교적 편안한 옷차림으로 무대에 섰다.
5선 주호영 의원과 3선 윤영석 의원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지나친 격식보다 유연한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 의원은 손에 태블릿PC를 들고 화면을 넘기면서 주요 발표 내용을 확인하기도 했다.
초선급 후보들은 오히려 넥타이까지 갖춘 연륜 있는 의상을 선택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붉은색 바탕에 줄무늬가 들어간 넥타이를, 초선의 김웅 의원은 자주색 넥타이를 선택했다. 경선이 신구 대결 구도로 비치면서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선 김은혜 의원은 '김은혜'와 등번호 '21'을 새긴 빨간색 야구복을 입어 주목받았다. 국민의힘의 대선 승리를 이끌어 기호 2번(제1야당)을 기호 1번(여당)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주요 정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변화를 주며 스타일로 메시지를 전하는 정치인들의 옷차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당시 기존의 도회적 이미지 대신 단정히 묶은 머리와 편한 복장으로 스타일을 바꿨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비전발표회에서는 기존에 했던 단발머리에 하늘색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섰다.
지난해 1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주축이 된 새로운보수당 창당대회에서는 젊은 정당을 추구하며 의원·당원들이 흰 티와 청바지를 착용하기도 했다.
패션과 정치의 관계를 연구해 온 조너선 마이클 스퀘어 미 하버드대 교수는 "언론, 정부 기관 또는 교육 기관에 대한 접근권은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자신의 몸에 대한 접근권은 모든 사람에게 있다"며 "따라서 패션은 가장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정치 도구 중 하나"라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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