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연쇄 방문
바이든 대통령, 이집트 정상 전화외교 지원
무장정파 하마스 입지 약화 1차 목표
한미정상회담으로 아시아 외교를 정비한 미국이 이제는 중동으로 달려가고 있다.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을 연쇄 방문하고, 대통령은 전화 외교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을 임시 휴전으로 봉합한 데 이어 근본적 중동평화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게 목표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당장 반발하는 등 미국의 ‘중동 평화 2라운드’ 성공까지는 갈 길이 먼 게 현실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집트 요르단 연쇄 방문에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만나 가자지구 무력충돌 재개를 막고, 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을 중재하는 데 주요 역할을 했던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가자지구에서 필요로 하는 인도적 긴급 지원과 하마스가 아닌 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재건 노력을 지원하는 협의를 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0일부터 11일간 충돌하며 팔레스타인에서 248명, 이스라엘에서 13명이 각각 목숨을 잃었다. 미국과 이집트 등의 중재로 임시 휴전에는 합의했으나 언제 싸움이 재개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태다.
미국의 1차 전략은 이스라엘에 강경한 하마스의 팔레스타인 내 입지를 약화시키는 데 맞춰져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2006년 선거 패배 뒤 권력을 빼앗긴 ‘파타’가 가자지구에서 지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부 재통합하는 것이 블링컨 장관의 회담 목표 중 하나”라고 행정부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파타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이끌었던 야세르 아라파트가 설립한 정당이다. 파타 소속인 아바스 수반 등 온건파가 팔레스타인을 이끌어야 중동 평화협상 재개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미국은 파타의 경쟁 정파인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상태다.
블링컨 장관도 23일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파멸만 가져왔고 가자지구를 총체적으로 잘못 관리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번 무력충돌 과정에서 하마스는 선명성을 드러내며 팔레스타인 내 입지를 더 강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나라 설득도 쉽지 않아 보인다. 25일 블링컨 장관을 만난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평온을 깨고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우리는 아주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과 이란 등이 논의 중인 '이란 핵합의(JCPOA)'에도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ㆍ팔 평화 구상인 ‘두 국가 해법(19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 경계선 기준 각각 별도 국가로 공존한다는 개념)’의 경우 미국은 시간을 갖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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