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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바람' 지켜보는 민주당 마음, 이렇게나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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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바람' 지켜보는 민주당 마음, 이렇게나 복잡하다

입력
2021.05.27 04:30
수정
2021.05.2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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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스토리텔링 PT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영등포구 무중력지대 영등포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서울·부산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 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스토리텔링 PT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영등포구 무중력지대 영등포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서울·부산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 사진기자단

'무섭고, 놀랍지만, 따라해선 안 되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시선은 이렇게 미묘하다. 민주당은 '이준석 바람'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이 전 최고위원이 뜰수록 국민의힘이 '쇄신'을 독점하게 되는 탓이다.

그렇다고 이 전 최고위원을 대놓고 견제하지 못한다. ①경력 부족을 지적했다간 '꼰대 정당' 프레임에 걸려들 수 있고 ②젠더 인식이 편협하다고 비판하면 '이남자'(20대 남성)의 분노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최고위원을 칭찬해 '쇄신'을 나눠 갖자니 ③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이여자'(20대 여성)의 이탈이 걱정이다.

경험 부족 비판하다 '꼰대 프레임' 걸려들라

4·7 재·보궐선거 이후 민주당의 지상 과제 중 하나는 '꼰대 정당' 이미지 벗기다. 민주당이 25일 소속 의원들에게 전달한 보고서에는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품은 이미지는 '말만 잘하고, 겉과 속이 다르고, 무능한 4050세대 남성'"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의 이 전 최고위원 비판은 '중장년 기득권의 청년 비판'으로 읽히며 '꼰대 정당' 프레임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

정세균(오른쪽 두 번째)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여의도 KBIZ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세균(오른쪽 두 번째)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여의도 KBIZ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장유유서' 발언으로 이틀간 곤욕을 치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대표적 사례다. 정 전 총리는 25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선전에 대해 "장유유서, 이런 문화도 있고 그래서 그런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지만 (국민의힘은)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가 '젊은 정치인을 깎아내린다'는 비판을 샀다. 당황한 정 전 총리는 26일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이 전 최고위원을 비판하려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남자' '이여자' 모두 눈치 보이네

'이남자' 표심을 중시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이 전 최고위원의 행보를 응원한다. 이 전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2030세대 남성 대변자를 자처해왔다. 4·7 재보선 이후 '군가산점제 부활'을 거론했던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선전에 대해 "구태정치에 질린 국민들이 청년과 젊은 정치를 선택하신 것"이라고 평했다. 여성가족부를 '청년가족부'로 고치자고 주장한 김남국 의원도 전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힘을 실었다.

'이준석 바람'에 편승하려는 시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의 선전이 페미니즘에 대한 '이남자'의 분노에 편승한 측면이 큰 만큼, 자칫 '이여자'마저 놓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여성들이 겪는 고통을 깎아내리며 인기를 올린 데 대한 비판 없이 박수만 보낼 수 있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우리는 해법까지 담아내겠다"

민주당 지도부는 '청년 세대의 공감을 얻으려는 이 전 최고위원의 태도'는 벤치마킹하되, 정책은 차별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송영길 대표는 2030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세대·계층을 만나 쓴소리를 들으며 민주당의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준석 바람'이 불기 전부터 민주당은 2030세대의 얘기를 들으려 노력해왔다"며 "집권여당으로서 해법까지 담은 콘텐츠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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