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모씨(34)는 27일 오후 2시경 스마트폰의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었다. 근무처가 있는 서울 광화문 인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잔여 백신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모든 병원서 접종 가능 수량은 ‘0’이었다. 박씨는 “한 시간여 새로고침을 ‘광클’하다가 결국 포기했다”면서 “주변 얘기를 들어봐도 저랑 같거나, 백신 수량 뜬 걸 ‘본 적’ 있다는 무용담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잔여 백신 조회 시스템이 이날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네이버와 카카오 앱으로 인근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잔여 백신을 조회하고 예약하는 시스템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인 30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60세 이상 우선접종 대상자라도 접종 예약을 하지 않았을 경우 잔여 백신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 1시 조회 서비스가 개시됐지만, 카카오 앱은 얼마 안돼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됐다. 조금 뒤 서버가 복구됐지만, 지도창에는 잔여 백신이 없다는 의미의 숫자 '0'만 줄줄이 떠 있었다. 잔여백신 물량이 부족한데 트래픽까지 몰리면서 수시로 접속 장애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카카오 앱은 아예 빈 화면이 나오기도 했다. 카카오는 곧바로 복구에 들어갔고, 서비스 개시 3시간 뒤인 오후 4시부터 시스템이 안정을 되찾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순간적으로 트래픽이 몰려 생긴 현상”이라며 “서버 관리에 더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카카오가 1시께 개통했는데 접속자가 많아서 서버를 재가동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위탁의료기관의 잔여백신이 '0'으로 표시되는 상황과 관련해선 “아직 해당 기관에서 잔여백신을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해당 기관에서 접종을 종료하기 직전에 많이 등록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기관으로선 사전 예약자가 접종받으러 오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후에야 잔여백신을 등록하기 때문에 등록 시간이 늦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시작된 ‘백신 예약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각 의료기관이 스마트폰 예약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예비 대상자부터 먼저 접종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카카오와 네이버를 이용해 잔여백신을 당일에 맞겠다고 예약했다가 실제로 접종받으러 오지 않는 경우 반드시 해당 의료기관에 전화해 예약 취소를 요청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예약을 취소하지 않고 방문도 하지 않으면 향후 당일 예약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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