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괴한이 끌고가… 몸값 노린 범죄
나이지리아에서 무장 괴한들이 학생들을 대규모 납치한 사건이 또 일어났다. 최근 6개월 사이 피랍된 학생 수가 무려 800명이 넘는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중북부 니제르주(州)에 있는 한 이슬람학교에 무장 괴한들이 나타나 학생 200여명을 총으로 위협해 끌고 갔다. 괴한들은 마을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한 뒤 주민들이 놀라 도망치자 학교로 가서 학생들을 붙잡았다. 이 학교엔 6~18세 사이 남녀 학생들이 다니고 있었다.
경찰 당국은 “주민 2명이 총에 맞았고 그 중 한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인근 도로에서 차를 타고 지나가던 주민들도 여럿 피랍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 괴한들의 정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학생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최근 들어 나이지리아에선 몸값을 노리고 학생들을 유괴ㆍ납치하는 사건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이번 사건도 인근 카두나주에서 납치됐던 대학생 14명이 풀려난 지 하루 만에 일어났다. 앞서 2월에는 북서부 잠파라주에 있는 기숙학교에서 여학생 300명이 무장 괴한에게 끌려갔다가 풀려났고, 지난해 12월에는 북서부 카치나주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됐던 기숙학교 학생 340명이 일주일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보코하람은 2014년에도 여학생 270명을 납치했는데 아직도 100명은 실종 상태다. BBC는 지난해 12월 이후 나이지리아에서 학생 납치 사건이 최소 6건 이상 일어났고 학생과 교직원 800명이 납치됐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 무장 세력 소탕에 나섰지만, 북부 산림 지대는 이미 무장 세력에게 장악된 상태다. 또 군대와 경찰을 중앙정부가 통제하다 보니 주정부 차원에서 공권력을 동원하기도 어려워 치안이 항상 불안정하다. 그 틈을 타 무장 세력의 범죄는 점점 대범해지고 있다. 성인이 아니라 ‘학생’을 ‘대규모’로 납치하면 중앙정부가 석방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고 몸값도 더 많이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장 세력의 영향력이 큰 북부 지역에선 최근 수년간 수십 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유엔아동기금(UNICEFㆍ유니세프)에 따르면 이 지역 초등학교 진학률은 53%에 불과하다. 2014년 보코하람 납치 사건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리 딸을 돌려줘(Bring Back Our Girls)’ 운동을 벌였던 쿠비 쇼니바레는 “유괴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걸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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