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무엇이 잘못인지와 관련해 구체성 떨어지면 폭언"
"차라리 퇴사하면 된다는 말은 옳지 않다. 피해자가 아니라 회사를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31일 TBS 라디오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네이버 직원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굴지의 기업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게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며 "직장 내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직장 상사가 평소 폭언이 잦았고 흔히 말하는 엎드려 뻗쳐 등의 폭행으로 유명한 분'이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장 상사는 네이버에서 퇴출당해 게임회사로 갔다가 다시 네이버로 왔다"며 "재입사 후에도 변하지 않아 직장인들이 고통을 호소했다는 댓글이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승 연구위원은 특히 "직장 내 괴롭힘 자체로는 처벌 규정은 없는데 (만약) 엎드려 뻗쳐를 해서 폭행을 했으면 명백한 형법상 폭행죄가 될 수 있다"며 "경찰에서 직장 내 괴롭힘보다 형법상의 문제인 이 부분을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누가 직장 내 괴롭힘을 하는 것을 보고 공익신고 제보를 했는데, 그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한다"며 "그런데 대부분의 직장 내 괴롭힘은 가해자 중심의 시선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가해자에게 불이익을 줘야 하는데 오히려 피해자를 전보시킨다"며 "피해를 입거나 피해 신고를 했는데 불이익이 주어졌다면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반드시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장 자체가 가해자일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 근로감독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 유형에 대해선 "폭언이 가장 많은데 '이것 시정이 안 되어 있는 거 아니야?'라는 말을 '도대체 넌 뭐하는 아이야?'라고 하면 그것은 폭언이 된다"며 "무엇이 잘못인지와 관련해 구체성이 떨어지면 폭언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그다음에 부당 인사, 따돌림, 업무 미부여, 차별, 감시, 사적 용무 지시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승 연구위원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해서 시정할 수 있는 과정이 명확히 만들어져 있지 않았다면 네이버가 내부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퇴사하면 되지'라는 말은 있는 자들의 전성시대를 만들어 놓는 것으로, 애당초 피해자가 아니라 회사를 비판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수치상으로 봤을 때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을 때 신고 경험이 있다고 한 사람은 2.8%에 그친다"며 "이들 중 71.4%는 피해 사실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67.9%가 신고 후에 근로조건의 악화나 따돌림,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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