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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보복 위협' 아프간 협력자들 데려간다, 미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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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보복 위협' 아프간 협력자들 데려간다, 미국은?

입력
2021.06.0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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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가 등 영국군과 협력한 현지인 1400명
영국 신속 이주 지원키로…美 지원안 고심
올해 1월 미군 통역사, 탈레반에 의해 살해

지난해 3월 영국군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이동하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지난해 3월 영국군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이동하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영국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주둔 기간 협력했던 현지인들의 신속한 영국 이주를 돕기로 결정했다. 9월 11일 아프간 주둔 외국군이 모두 철수한 이후 무장조직 탈레반의 보복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큰 탓이다. 빠른 비자 발급 등으로 이들을 위험지역에서 속히 빼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발표는 2만명에 육박하는 현지 직원 보호 방안을 고심하는 미국의 결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국군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의 신속한 영국 이전 계획을 승인했다. 벤 월러스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현지 직원들에게 ‘감사의 빚’을 졌다”며 “철군하면서 보복 위험에 노출된 이들의 이전을 빨리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군 등 아프간 주둔 외국군의 완전 철수 방침이 확정되면서 통역가 등 현지 협력자들이 탈레반의 표적이 될 것이란 우려에 따른 조치다.

영국군은 현재 아프간에 750명가량이 남았고 고용된 현지인은 1,400명 규모로 알려졌다. 가족까지 더하면 대략 3,000명 정도가 주둔군을 따라 영국에 정착할 전망이다. 고용 지위나 계급, 역할, 근무기간에 관계없이 생명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전ㆍ현직 직원 전부가 이주 지원 대상이다.

탈레반의 보복 위협은 이미 현실이 됐다. 1월엔 미군 통역사로 일하던 현지인 남성이 아들과 일터로 가던 중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도 있었다. 당시 탈레반은 피해자의 아들에게까지 살해 위협 메시지를 보냈다. 때문에 외국군이 사라지면 탈레반의 보복 공격은 더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미국은 아직 지원안을 결정하지 못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주 “통역사 등의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만 했을 뿐, 세부 로드맵은 확정된 게 없다. 한때 ‘특별이민비자(SIV)’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이 거론됐으나 심사 기간이 족히 4년은 걸려 현지 직원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월에 목숨을 잃은 통역사 역시 SIV를 신청해 둔 상태였다. 게다가 미국은 협력 인원이 1만8,000명이나 돼 이들의 처리 문제가 아프간 철군 후속 과제로 떠올랐다. 앞서 국제옹호단체연합은 지난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그들(통역사)을 구할 시간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긴급한 재배치를 촉구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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