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아버지, 수의도 못 입혀드렸다"···'만취 벤츠녀 사고' 유족의 호소

알림

"아버지, 수의도 못 입혀드렸다"···'만취 벤츠녀 사고' 유족의 호소

입력
2021.06.01 20:00
0 0

만취 벤츠녀 피해자 유가족, 국민청원 게시 "엄벌해야"
음주 운전 가해자, '윤창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만취한 채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공사장으로 돌진해 인부를 숨지게 한 권모(30)씨가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만취한 채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공사장으로 돌진해 인부를 숨지게 한 권모(30)씨가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만취한 30대 운전자가 몰던 벤츠 차량에 목숨을 잃은 60대 노동자의 유가족이 "억울하고 처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며 엄벌을 호소했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뚝섬역 새벽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일으킨 30대 만취 벤츠녀 피해자 유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아버지는 24일 새벽 야간근무를 하던 중 음주운전 사고로 응급실조차 가보지 못하시고 그 자리에서 사망하셨다"며 "가해자는 면허 취소 수준인 알코올 농도 0.08% 이상인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고, 한 가정의 기둥과 같은 가장인 저의 아버지를 다시는 볼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입관식 전 병원 장례식 측에서 아버지 시신 훼손이 너무 심해 가족들의 트라우마를 언급하며 몇 번이나 아버지 시신을 볼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다"며 "어머니는 차마 아버지 시신을 보지 못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시신은 염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얼굴 또한 심하게 함몰되어 눈,코,입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 상태가 심각했다"며 "(아버지) 얼굴 보기만을 기다렸는데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았고, 아버지에게 마지막 수의도 입혀드리지 못한 채로 보내드려야 했다"고 했다.

청원인은 또 장례 절차가 끝나고 사고 현장을 돌아보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가 얼마나 처참하게 돌아가셨을지 주변에 흔적들이 남아 있는 걸 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한 가족의 울타리가 무너진 지금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을 어떤 것으로 대신할 수 있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마지막으로 "부디 음주운전으로 인해 저희와 같이 한순간에 가족을 잃는 사고가 줄어들길 바란다"며 "제대로 된 처벌로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1일 오후 4시30분 기준 8,100명의 동의를 받았다. 100명 이상 사전 동의 기준을 충족해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 중이다.

지난달 25일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벤츠 차량이 공사 현장을 덮친 뒤 지지대를 들이받고 전소됐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벤츠 차량이 공사 현장을 덮친 뒤 지지대를 들이받고 전소됐다. 연합뉴스

앞서 운전자 권모(30)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가 도로 공사 현장을 덮쳤다. 60대 노동자 B는 사고를 당한 지 10분 만에 사망했다.

권씨는 사고를 낸 뒤 전도방지 지지대를 들이받아 차에 불이 났지만 탈출해 경상만 입었다. 당시 권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수준인 0.08%로 나타났다.

이후 서울동부지법 심태규 영장전담판사는 '윤창호법' 위반, 위험운전 치사 혐의로 운전자 권씨에 대해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손효숙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