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가격·속도전 넘어 감성 자극… e커머스 2차전은 '휴먼터치'
알림

가격·속도전 넘어 감성 자극… e커머스 2차전은 '휴먼터치'

입력
2021.06.03 04:30
17면
0 0

"편의성 경쟁만으론 네이버·쿠팡에 밀려"
감성 건드려 플랫폼 내 연대감 조성
코로나발 대면 갈증 충족돼 충성도↑

핵심 고객층을 35~54세 여성으로 설정한 CJ온스타일은 취향 공감형 서비스를 강조하기 위해 친근하면서도 세심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기용했다. CJ온스타일 제공

핵심 고객층을 35~54세 여성으로 설정한 CJ온스타일은 취향 공감형 서비스를 강조하기 위해 친근하면서도 세심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기용했다. CJ온스타일 제공

"네이버·쿠팡·카카오와 정면승부는 힘듭니다. 자금력과 물류 인프라라는 체급 자체가 다른데 똑같은 코스대로 뒤쫓기만 해선 승산이 없죠."

배송 속도와 가격 경쟁 중심인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에 포털 사이트, 모바일 메신저 등 막대한 트래픽(접속량)을 가진 정보기술(IT) 플랫폼까지 뛰어들자 차별화 전략이 시급해진 상황을 한 e커머스업체 직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가격 비교 화면과 익일 배송이라는 획일화된 형태로는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뜻이다.

쇼핑 욕구를 자극할 새로운 방식을 찾던 다양한 군소 업체들이 '감성'에 주목하게 된 배경이다. 인간의 공감 영역을 채우는 서비스로 연대감을 높이고 이를 통해 충성도를 갖게 하는 이른바 '휴먼터치(Human Touch)' 전략이다. 상품 검색과 선택, 결제, 배송까지 24시간 안에 끝나는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더 머무르고 싶게 만드는 감성적 만족감을 충족시키려는 시도다.

"오늘부터 1일" 대화하듯 고객관리

CJ온스타일에 새로 가입한 고객은 '실시간 쇼핑 피드'에 "오늘부터 우리 1일이네요"라는 인사말이 뜬다. CJ온스타일 제공

CJ온스타일에 새로 가입한 고객은 '실시간 쇼핑 피드'에 "오늘부터 우리 1일이네요"라는 인사말이 뜬다. CJ온스타일 제공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싼 가격과 빠른 배송 경쟁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e커머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휴먼터치 리그가 조성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람 간 결속, 관계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사회 분위기도 반영된 흐름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최근 TV홈쇼핑에서 e커머스로 방향을 튼 CJ온스타일은 개인화 서비스에 방점을 찍었다. 고객과 대화하듯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 '실시간 쇼핑 피드'가 대표적 기능이다. 신규 가입 고객에겐 "오늘부터 우리 1일이네요", 저녁에 접속한 고객에겐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요" 등 인사말과 함께 각 상황에 알맞는 혜택 알림 메시지를 전달한다. 앱 내에서 이용자가 옮겨 다니는 메뉴들로 동선을 분석해 관심을 가질 만한 쿠폰 등을 제안하기도 한다. 마치 나를 잘 아는 친근한 사람에게 상품을 소개받는 듯한 느낌을 구현하는 게 CJ온스타일의 목표다.

아침(위쪽부터), 점심, 저녁 등 접속 시간에 따라 서로 다른 인사말이 뜨는 CJ온스타일 '실시간 쇼핑 피드' 화면. CJ온스타일 제공

아침(위쪽부터), 점심, 저녁 등 접속 시간에 따라 서로 다른 인사말이 뜨는 CJ온스타일 '실시간 쇼핑 피드' 화면. CJ온스타일 제공


일면식 없어도 인테리어·단골가게 공유

오늘의집에 마련돼 있는 '집들이' 공간. 사람들은 이곳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인테리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의집 화면 캡처

오늘의집에 마련돼 있는 '집들이' 공간. 사람들은 이곳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인테리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의집 화면 캡처

인테리어 중개 및 관련 상품 판매 서비스인 오늘의집은 '랜선 집들이' 콘셉트로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늘의집 플랫폼에는 고객들이 서로 직접 꾸민 공간을 찍은 사진을 공유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인테리어 정보를 공유하며 연대감을 다지고 인테리어에 쓴 상품 구매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은 비대면이 대세인 상황에서도 지역 주민끼리 직접 만나 중고 물품을 사고파는 대면 거래로 성장해 왔다. 최근에는 물건 거래뿐 아니라 동네 가게들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커뮤니티 기능을 적극적으로 강화하며 주민들 간 소통을 유도하고 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을 넘어 인간적인 연결을 느낄 수 있는 세심한 고객 관리가 휴먼터치 전략의 핵심"이라며 "플랫폼에 머무르는 동안 긍정적인 감성이 충족된다면 충성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