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게임스톱 열풍'과 비슷한 양상
개인 투자자들 공매도 세력 대항 '쇼트 스퀴즈' 노려
게임 유통사 다음은 영화관이었다. 연초 '게임스톱 열풍'을 주도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모인 개인 투자자들이 이번엔 대형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의 주가를 밀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증시에서 AMC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시작가 30.51달러에서 95.22% 뛴 주당 62.55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72.62달러를 찍었다. 기업 상장 이래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파산 위기까지 갔던 AMC의 불가사의한 부활은 '밈(온라인 유행) 스톡(meme stock)'의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AMC는 1월 게임 유통사 게임스톱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가 거셌을 때 블랙베리 등과 함께 동반 상승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는 게임스톱만큼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는 연초 대비 30배 이상 주가가 뛰면서 같은 기간 15배 정도 상승한 게임스톱을 능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물론 게임스톱 역시 AMC의 덕을 본 듯 2일 주가가 13% 이상 올랐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입장을 잡고 있는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쇼트 스퀴즈(공매도 청산)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도 1월 '게임스톱 전쟁' 당시와 비슷하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AMC 주식의 공매도 세력은 지난주에만 12억3,000만 달러(약 1조3,700억 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AMC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헤지펀드들도 쉽게 물러서진 않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가가 급등한 이날도 시중 유통주 가운데 공매도가 걸린 비율은 19%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고문은 이날 블룸버그 기고를 통해 "이제는 게임스톱이나 AMC를 소수 개인투자자의 무책임한 도박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수년 전 정치 영역에서 SNS를 타고 '아랍의 봄'이 확산한 것과 비슷하게 투자 영역에서도 온라인이 환경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