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없으면 광고 효과 못 누려 후원사 손해
백신 접종률 높인 뒤 관객과 함께 개막 희망
올림픽 조직위 "그런 요구 없었다" 일축
일부 도쿄올림픽 후원사가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개최를 2, 3개월 연기하는 방안을 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한된 관객으로 올림픽을 치른다면 후원사의 손해가 막대해,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 때까지 개막을 미루자는 것이다. 다만 조직위는 그런 요구는 없었다며 연기설을 부인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일부 도쿄올림픽 스폰서들이 올해 9월이나 10월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 주간지 슈칸 포스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후원사 중 8.5%만 명확한 개최 찬성 입장을 밝혔다.
후원사가 연기 카드를 꺼낸 건 자사의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기업들은 광고 효과를 보고 올림픽 스폰서로 참여한다. 올림픽을 후원하는 대신 티켓 경품 이벤트를 마련하거나 경기장 앞에 홍보 부스를 차려 기업의 홍보 효과를 높이는 식이다. 모두 관객이 입장한다는 전제 하에 구성된 마케팅 전략이다.
문제는 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된다면 관중 입장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미 조직위는 지난 4월 해외 관중의 입장을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일본 관중의 입장 여부는 이달 중 결정된다. 일일 확진자 수가 6,000명을 넘던 지난달에 비해선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하루에 3,000명 가량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무관중 개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중이 없다면 광고 효과가 크게 줄어들고, 이는 후원사의 손해로 이어지게 된다. 이번 올림픽에 일본 기업만 47곳이 스폰서로 참여했는데, 이들이 지출한 비용은 모두 30억달러(3조3,495억원)가 넘는다. 두 명의 후원사 관계자는 올림픽에 투자한 비용이 기업 입장에서 "쓸모없는 지출"이 됐다고 FT에 한탄했다.
손해를 줄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올림픽 연기다. 2, 3개월동안이라도 시간을 벌어 일본의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고, 그렇다면 일본 관객이라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한 후원사 고위 간부는 FT에 "대회가 연기된다면 백신 접종률이 올라 관중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연기된다면 스폰서로서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후원사가 연기를 요청했다는 FT 보도에 대해 "그런 요구는 없었다"며 일축했다. 이미 7월 23일 개막식에 맞춰 구체적인 개최 준비도 시작했다. 조직위는 8일부터 국립경기장 주변에 경비용 펜스를 설치하고, 주변의 교통도 통제하기로 했다. 이달 19일에는 개 · 폐회식 훈련의 일환으로 대규모 선수단 수송 훈련에 나선다.
다만 일본 국민들 사이에선 도쿄올림픽 개최 반대 여론이 압도적이다. 이미 국민의 80%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올림픽 개최를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계를 중심으론 올림픽을 아예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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