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CKD 공장 해외 출장자 코로나19 감염 사망
기아 인도 출장 협력업체 직원, 백신 미접종
코로나19 사태 속 현대자동차와 기아 직원들의 '용감한' 해외 출장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적 대유행이 여전한 가운데, 특히 코로나19 방역이 취약한 국가로 올 들어 해외 출장을 떠난 직원 중 사망자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사측은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해외사업장 관리 또한 소홀히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직원들은 "기본적인 안전 대책도 없이" 내려지는 출장 명령에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7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4월 카자흐스탄 반조립(CKD) 공장 기술 지원을 위해 출장을 갔던 현대차 해외생산기술팀 소속 A씨가 지난 5일 새벽 인천 인하대병원에서 치료 도중 사망했다.
A씨는 지난 4월 14일 카자흐스탄에 입국한 이후, 같은 달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현지에서 자가격리 중 증상이 악화했고, 지난달 중순 현대차는 '에어앰뷸런스(환자 이송용 항공기)'를 이용해 A씨를 귀국시켰다. 귀국 후 그는 인하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코로나19 합병증으로 결국 사망했다.
현대차는 현재 유족과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진심으로 깊은 애도를 표하며 장례 절차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코로나19 예방 및 안전 조치를 더욱 철저히 해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내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다. 현대차 측이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심각한 국가에도 해외 출장을 강행한다는 불만에서다.
특히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에 사측이 이렇다 할 백신 접종 대책 없이 직원들을 출장 보내면서 여러 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또 "출장자에게 지급되는 이른바 '안전키트'의 구성(KF94 마스크 4장·소독티슈 10매·미니 손세정제)도 기대 이하"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직원들은 신규 주재원이나 해외 출장자에 대한 코로나19 대응 지침이 명확하지 않다고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특히 5월 초 정부가 마련한 특별기를 통해 인도로 입국한 기아, 협력업체, 사내 하청 직원 수십 명 대부분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고 출국했다. 인도는 하루 수십만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직원 가족의 걱정이 큰 상황이다.
인도로 떠나기 2주 전 출장 명령을 받았다는 협력업체 직원 B씨 가족은 “대기업(기아)에서 지원 요청이 급히 와서 백신도 맞지 못하고 출국했는데, 이게 정상적인 상황인가”라며 “회사 일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먼저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해외공장 운영 등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해외 출장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지 도착 후에도 별도 전용 교통편과 숙소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지금은 해외 출장 인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사전 신청과 접종도 시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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