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조직 개편 미룬 LH 혁신안 "직원 2000명 줄이고 신도시 선정 권한 축소"
알림

조직 개편 미룬 LH 혁신안 "직원 2000명 줄이고 신도시 선정 권한 축소"

입력
2021.06.07 17:33
수정
2021.06.07 17:52
4면
0 0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LH 혁신방안 발표 전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LH 혁신방안 발표 전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파문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직 축소로 귀결됐다. 내년까지 인원이 20% 줄어들고 신도시 선정의 첫 단계인 공공택지 입지조사 권한도 회수당한다. 다만 당정 간 의견 차이로 LH 조직 개편은 차후로 미뤄졌다. 정부는 오는 8월까지 조직 개편안을 확정해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7일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LH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투기재발 방지를 위한 통제장치 구축 △주거복지 및 주택공급을 제외한 기능 분산 및 인력 감축 △퇴직자 전관예우 등 고질적 악습 근절 △방만경영 관행 개선 및 성과급 환수가 골자다.

우선 LH 기능이 대폭 축소된다. 광명·시흥지구 직원 투기 사태의 원인이 된 공공택지 입지조사 업무는 정부가 다시 가져간다. 국토부는 공공주택추진단 산하에 20명 규모의 공공택지조사관을 신설해 입지조사 업무를 전담토록 할 계획이다. 현재 LH 담당 인력인 113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이미 계획된 물량은 LH가 조사를 완료해 국토부는 신규 물량부터 담당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LH 직원보다 공무원을 더 믿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내부적으로 강한 통제장치가 있으며, LH에 도입하는 투기 사전예방 체계를 국토부 신규 조직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LH 전 직원의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고 실사용 목적 외 토지 취득을 원칙적으로 금지할 예정이다. 여기에 부동산 불법행위 신고센터 등 외부 감시기능도 추가하면 삼중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가 입지선정을 전담하면 LH는 이후 절차만 수행하게 된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문제가 된 토지 투기 사태는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사전 유출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것"이라며 "택지가 신규 지정되면 후속 절차는 더 이상 미공개 정보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LH 인력은 현재보다 20% 줄어든다. LH 기능 조정이 완료되는 올 하반기 약 1,000명이 줄고 내년까지 지방조직에서 약 1,000명을 추가로 감축한다. 정부는 명예·희망퇴직 등을 활용해 감소시킬 방침이다. 김 실장은 "타 기관과 기능이 중복되거나 민간·지자체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비(非)핵심 업무는 이양과 이관을 해 인원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LH 혁신안 주요 내용. 그래픽=강준구 기자

LH 혁신안 주요 내용. 그래픽=강준구 기자


내부 통제 강화 방안도 마련했다. LH 퇴직자가 있는 기업과는 퇴직일로부터 5년 이내에 수의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했고, 시공과정에서 설계변경이 필요한 경우 현장감독관이 아닌 관련부서에 요청하도록 해 현장감독관의 권한을 축소했다. 이 밖에 △향후 3년간 임원 및 고위직 인건비 동결 △과거 비위행위도 평가결과를 수정해 성과급 환수 △준법감시관제 도입 등이 혁신안에 담겼다.

관심이 집중됐던 LH 조직 개편은 8월에야 결정난다. 정부는 현재 △토지와 주택·주거복지부문 별도 분리 △주거복지부문과 토지·주택부문 병렬적 분리 △주거복지부문을 모회사로 하고 토지·주택부문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세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수직분리를 개편안으로 제시했다. 토지·주택부문의 개발이익을 배당으로 회수해, 주거복지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현재 LH는 공공임대 등 주거복지 사업을 토지·주택사업 수익으로 충당하는 교차보전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안이 미흡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다른 안으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공청회 등을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 올해 정기국회에 관련 법률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노 장관은 "불공정과 비효율 등 투기 사태로 드러난 LH의 구조적 문제를 일소해 나갈 것"이라며 "혁신안은 강도 높게 추진하되,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