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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인플레, 빨라지는 美 '긴축'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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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인플레, 빨라지는 美 '긴축' 시계

입력
2021.06.0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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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연말쯤 자산매입 축소 시작"
인플레이션 우려, 시중 유동성 회수
신흥국 자본시장 충격파 우려 커져

미국 달러. AP 자료사진

미국 달러. AP 자료사진

감염병 대응을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풀었던 미국이 조만간 ‘돈줄 죄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고 과열 조짐까지 보이면서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데 따라, 이제 긴축 전환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실제 통화당국 안팎에서도 긴축 시그널이 잇따르면서 미 정부가 양적완화 기조에서 한 발 물러나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은 7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초기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이르면 15, 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관련 이야기가 시작되고, 연말 또는 내년 초쯤 실제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방어를 위해 매달 1,200억 달러(약 133조 5,000억 원) 규모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풀어 왔다. 자산 매입 축소는 곧 시중 자금을 회수한다는 의미다.

방송은 최근 연준 주요 인사들이 “단계적인 채권매입 축소를 생각할 시기가 닥칠 수 있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낸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 2일 연준이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사들였던 회사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각한다고 밝힌 것도 ‘긴축을 위한 몸풀기’란 해석이다.

이 같은 전망 뒤에는 커지는 물가상승 우려가 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풀린 막대한 시중 자금에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회복이 맞물리면서 최근 미국 내 물가상승 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심지어 “인플레가 세계 경제 ‘시한폭탄’이 될 것(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이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플레 지속 공포가 커지면서 중앙은행은 물가상승 압력을 계속 무시할지, 아니면 과열을 막기 위한 조치를 앞당길지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제는 긴축이 불러올 충격파다.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흐름이 바뀌면 신흥국 자본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2013년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 신호를 내비치자, 세계 금융시장이 공황(패닉)에 빠지는 ‘긴축 발작’ 전례도 있다. 당시 글로벌 시장 자금이 한꺼번에 미국으로 유턴하면서 경기 침체 터널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신흥국 금융시장은 큰 피해를 입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해 확대된 유동성이 현재 신흥국에 대거 유입돼 있다”며 “예상보다 빠른 미국의 긴축 전환이 이뤄지면 과거 긴축 발작이 재현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때문에 연준이 당시 경험을 거울로 삼아, 이번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방송은 “(당국이) 테이퍼링 절차를 마친 뒤에나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분명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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